롯데쇼핑 마트·슈퍼사업부를 이끄는 차우철 대표가 해외 사업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업 부진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해외 법인이 일정 부분 실적을 방어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발생한 손실이 크게 반영되면서 전체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하반기 가동 예정인 부산 ‘제타 스마트센터’가 반등의 승부수로 꼽히지만,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투자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주문하면서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도 제기된다.
차우철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 겸 롯데쇼핑 슈퍼사업부 대표 사장. / 롯데쇼핑
지난해 70억원 적자·3년간 누적 손손실 9399억원
베트남 법인 고성장하는데…국내 사업은 부진 지속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5년 롯데마트(할인점) 실적은 매출 5조47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고, 영업손실 7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4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상반기 경쟁 심화에 더해 온라인 식품 사업(e그로서리) 관련 적자가 반영되고, 신규 앱 프로모션 비용 등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사업 확대 과정에서 선제적인 비용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롯데마트 실적은 최근 3년간 악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3년 873억원에서 2024년 650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 역시 2023년 1688억원, 2024년 3571억원, 2025년 4140억원으로 매년 확대됐다. 최근 3년간 누적 순손실 규모는 9399억원에 달한다. 이는 점포 구조조정과 자산재평가 과정에서 공정가치가 하락한 점포들에 대한 손상차손 인식 등 비현금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매출 역시 2023년 5조7347억원, 2024년 5조5765억원, 2025년 5조4713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성장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 실적 지표가 악화되는 가운데 해외 사업은 일부 수익을 내며 국내 손실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베트남 할인점 법인은 9.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약 264억원을 올렸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사업 구조에 따라 수익성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도매 법인을 포함한 전체 기준으로는 당기순이익 12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통(마트) 사업만 놓고 보면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인 모습이다. 인도네시아 마트(소매) 법인은 당기순손실 19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현지 유통시장 경쟁 심화와 반정부 시위 등 대외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도매 법인 역시 당기순이익이 32억208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66% 감소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마진 축소와 비용 증가 영향으로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실적을 견인하는 반면, 인도네시아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롯데마트는 국내 112개점(하이퍼마켓 106개점·창고형 매장 6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48개점, 베트남 15개점 등 총 6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국내 실적 개선 최대 과제…‘부산 CFC’ 투자로 반등 모색
올해 롯데마트의 핵심 과제는 국내 사업 회복으로 꼽힌다. 해외 사업이 일부 수익을 내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전체 실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반기에는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의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제타 스마트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총 9500억원을 투자해 CFC(고객풀필먼트센터)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에 들어서는 제타 스마트센터는 약 4만㎡ 규모로, 인공지능(AI) 기반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로봇을 활용한 상품 피킹·패킹, 배송 최적화 등 물류 전 과정이 자동화된 온라인 그로서리 전용 시설이다. 회사 측은 해당 센터가 가동되면 하루 3만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고, 기존 대비 배송 처리 역량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네이버와 협업해 ‘제타패스’를 도입했고, 카카오와도 장보기 서비스 연계를 추진 중이다. 부산 센터 가동 이후에는 새벽배송과 2시간 단위 배송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CFC 사업 추진은 다소 지연되고 있다. 핵심 전략을 이끌던 김상현 전 롯데유통군 HQ 부회장이 물러난 데 이어, 부산 CFC 가동 시점도 당초 5월에서 8월 초로 미뤄졌다. 여기에 지난 3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투자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주문하면서 향후 투자 속도와 범위에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프라인 매장은 식료품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이 진행 중으로,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사업 수익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향후 투자 확대에도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제타 스마트센터는 현재 가동을 앞두고 시스템 점검과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성장 중심 투자 기조에 맞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회장의 투자 재검토와 관련해서는 “연초 VCM에서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성장 중심 투자’를 강조한 바 있다”며 “이는 모든 사업부에서 더욱 면밀한 분석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해달라는 전략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마트는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서만 성과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라며 “국내 사업 적자를 어떻게 줄일지, 비용 효율화와 경쟁력 회복 전략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다. 해외 사업만으로 실적을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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