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희 울주군의원
부산과 경주에 가면 거리 곳곳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부산을 찾은 외국인은 292만명을 넘어 전년 동기보다 46.1% 늘었고, 카드 소비액도 7000억원을 넘었다. 그 모습을 보며 울산을 생각한다.
두 도시 사이에 있는 울산에서는 왜 이런 풍경이 아직 낯설까.
울산에 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유산 반구천의 암각화와 영남알프스, 태화강국가정원과 대왕암공원이 있다. 언양읍성과 언양불고기까지 더하면 역사와 자연, 먹거리도 풍부하다. 다만 우리가 자랑할 만한 자원이 있다는 것과 여행객이 울산을 선택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최근 부산시의 외국인 관광객 심층 인터뷰에서도 교통과 결제, 관광정보 이용의 불편이 제기됐다. 울산 역시 살펴야 할 지점이다. 이동 방법과 소요 시간을 알기 어렵고 예약이나 결제가 번거롭다면, 울산의 매력을 알아도 방문을 망설일 수 있다. 지도상의 가까운 거리가 여행객에게도 가까운 것은 아니다.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홍보와 함께 그 망설임을 줄여야 한다. 이미 가진 자원을 여행객이 쉽게 찾아와 경험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일이다. KTX울산역과 반구천의 암각화, 영남알프스, 언양의 역사와 먹거리를 품은 울주는 울산 관광의 ‘서쪽 관문’이 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울산에서 4시간’ ‘울산에서 6시간’을 제안해보면 어떨까. 부산과 경주를 여행하는 중간에 잠시 들르는 ‘스톱오버형 관광’이다. 울산역에 내려 짐을 맡기고 암각화를 둘러본 뒤 언양불고기를 맛보고 돌아오는 코스를 구상할 수 있다.
핵심은 다음 일정을 걱정하지 않고 울산을 경험하게 하는 데 있다. 몇 시에 출발해 무엇을 보고 언제 역으로 돌아오는지, 비용은 얼마인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역과 관광지를 잇는 교통편, 짐 보관, 다국어 안내, 예약과 결제가 하나의 여행 과정으로 연결돼야 한다. 관광지를 소개하는 데서 나아가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여행을 제공하는 것이다.
수요가 예상되는 코스부터 시범 운영하고, 이용객의 반응과 불편을 확인하며 다듬어갈 수 있다. 부산과 경주의 숙박업소나 여행업체를 통해 안내하는 일도 필요하다. 여행객이 일정을 정하는 곳에서 울산을 발견하고 예약할 수 있어야 한다.
짧은 방문은 체류형 관광으로 가는 출발이 될 수 있다. 반나절의 경험이 좋았다면 다음에는 간월재를 걷고 하룻밤을 묵을 이유가 생긴다. 이를 위해 걷는 길에 마을 이야기를 담고, 여정 곳곳에서 지역의 음식과 문화를 즐기며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반구천의 암각화 역시 보존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주변 풍경과 선사시대의 삶을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탐방 동선과 해설을 세심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관광예산도 이런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 시설 조성과 행사, 홍보에 들인 예산이 실제 방문과 체류, 지역 소비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대한 성과에 미치지 못했다면 방문을 가로막는 요인을 찾아 다음 사업에 반영해야 한다.
울산이 부산과 경주 사이에 있다는 것은 기회다. 이미 가까운 곳까지 찾아온 여행객에게 울산에서 보낼 만한 시간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바다와 도시를 경험하고, 울산에서 자연과 선사문화를 만나며, 경주에서 천년의 역사를 살펴보는 여행. 세 도시의 서로 다른 매력은 하나의 풍성한 여행길이 될 수 있다.
울주군의원으로서 울주에서 시작한 여행이 울산 전체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광사업을 살피고 싶다. 울산역에서 시작한 발길이 태화강과 장생포, 대왕암으로 이어지고 지역 상권에도 보탬이 되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지나치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 가는 첫걸음은 잠시 내려보고 싶은 여행을 만드는 일이다. 울주에서 보낸 좋은 시간이 울산을 다시 찾는 이유가 되도록, 가까운 곳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다.
장동희 울주군의원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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