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의 역대급 실적 호조에 힘입어 코스피 7500 시대를 열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극심한 저평가 구간에 머물던 한국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기업 펀더멘털을 좇아 대거 복귀할 것이란 분석이다.
KB증권은 14일 이번 보고서를 통해 내년 코스피 상장사들의 합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5% 급증한 792조원, 내년은 이보다 22% 늘어난 104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실적 랠리의 핵심 동력은 단연 메모리 반도체다. 과거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에서 철저한 주문형 '선수주-후생산(파운드리형)' 체제로 체질을 바꾼 메모리 업계의 구조적 변화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7년 글로벌 기업 영업이익 순위에서 삼성전자가 488조원으로 1위, SK하이닉스가 358조원으로 엔비디아(485조원)에 이어 3위에 나란히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반도체 훈풍은 국가 거시경제 전반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반도체 대장주가 낼 법인세 규모만 올해 141조원에 달하며, 내년에는 203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막대한 세수 확보는 정부의 국채 발행 부담을 덜어주는 핵심 요인이다. 아울러 이들이 벌어들일 대규모 달러 유입과 평택·용인 클러스터 등 중장기 국내 투자 집행은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실제 국내 증시는 탄탄한 수익성 대비 전 세계에서 가장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2%에 달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배에 불과하다. 20% 수준의 비슷한 수익성을 내는 미국(4.5배)이나 대만(3.9배) 증시와 비교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골이 깊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등이 구체화될 경우, 현재 1점대 초반에 갇힌 PBR 멀티플이 아시아 신흥국 평균인 2.0배 수준까지 빠르게 팽창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의 남은 관건은 외국인 수급의 지속성이다. 지난 2~3월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채 만기 상환이 겹치며 외국인들은 국내 시장에서 66조원 규모의 자금을 빼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중동 사태의 파장이 일정 부분 소화되면서, 실적을 추종하는 외국인 자금의 '바이 코리아(Buy Korea)'가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쏠림 현상을 넘어 방산, 조선, 전력기기 등 수출 주도형 가치주 전반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확산하며 코스피의 구조적 레벨업을 이끌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메모리 산업의 파운드리형 진화가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핵심 밸류에이션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PBR 멀티플이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반도체 중심의 실적 호전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해 코스피 7500 시대 진입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홍세기 기자 seki417@daum.net]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