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가 전사 이익 90% 견인하는 사이
DX는 적자·감익에 인력 감축 부제
1971년생 부장급부터 면담… CL3까지 대상 확대
삼성전자 깃발. [삼성전자 제공]
역대급 1분기 실적이 예상되는 삼성전자가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 희망퇴직을 확대하며 인력 구조 재편에 착수했다. 반도체(DS) 부문에는 신입 인력이 집중 배치되고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반면, DX 부문에서는 희망퇴직이 진행되는 상반된 풍경이 동시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 이익 57조 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이 가운데 DS 부문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50조원을 웃도는 영업 이익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DX 부문 영업 이익은 3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다.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 영업 이익은 2조원대에 머물며 전년보다 줄었고,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는 전 분기 약 6000억원 수준의 적자에 이어 1분기에도 적자 또는 소폭 개선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DX 부문 수익성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2분기에도 DX 부문의 수익성 개선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완제품 사업 부진 배경에는 경쟁 구도 변화가 있다. 삼성전자, LG전자의 본진인 한국 가전 시장에 중국 업체의 침투가 가시화 중인 것이다. 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내수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히며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 압박은 더 커지고 있다. 한영회계법인(EY)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이 보완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전환됐으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수출 국가인 한국의 가장 큰 위협은 '차이나테크'"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2026년형 TV 더 프레임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1971년생 CL4부터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 개별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스마트폰·TV·가전·의료기기·네트워크 등 DX 전반에 걸쳐 있다. 일부 조직에서는 연차가 높은 CL3 직원까지 면담 대상이 넓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직급보다 연차, 근속을 기준으로 범위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그간 희망퇴직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내부 면담을 통해 조용히 진행해왔으나, 최근 면담 대상 확대 정황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이번 인력 재편 규모가 예년보다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보상 조건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기본 위로금은 3억원대 후반이 상한이며, 면담 결과에 따라 추가 보상이 더해져 총 규모가 수억원대로 늘어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PSU)과 연말까지 급여 지급, 최대 6개월 유급 휴직 등의 조건도 논의되고 있다. 희망퇴직은 여러 차례 면담을 거치더라도 직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일각에선 희망퇴직이 정년 연장 대응 차원이란 분석도 있다. 현재 정부는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1969년생의 경우 국민연금 수급 연령이 65세여서, 기존대로 60세에 퇴직하면 약 5년간 소득 공백이 발생한다. 삼성전자는 직급 구조상 부장급 인력이 두텁게 형성돼 있어 정년 연장이 현실화될 경우 고연차 인력을 장기간 유지해야 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DX부문 인력 재배치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VD사업부는 이달 초 일부 직원을 삼성디스플레이로 전환 배치했다.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직 효율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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