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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반도체 대안? '밥 안 먹는 로봇'이 증명한 것 [시크한 분석]

■ 스타트업 예상 밖 성과들=이런 상황에서 로봇 개발 업체들이 최근 주목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것도 로봇 산업을 향한 '장밋빛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스타트업들이 인간의 형태와 동작을 모방한...

반도체 대안? '밥 안 먹는 로봇'이 증명한 것 [시크한 분석]

더스쿠프 Seek한 분석

코스피 폭락한 금요일

로봇주 홀로 웃은 이유

한층 빨라진 로봇 상용화

택배 분류 수행하는 영상도

5월 15일, 코스피지수가 폭락한 '검은 금요일'에도 로봇주는 활짝 웃었다.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한 로봇이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여기에 로봇 기업들이 하나둘씩 '예상 밖 성과'를 내놓으면서 로봇 산업은 '반도체 대안주'를 넘어 '차세대 주도주'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더스쿠프가 시장이 로봇에 다시 열광하기 시작한 이유를 분석했다.

로봇이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사진 | 뉴시스]

한동안 잠잠했던 로봇주가 다시 출렁이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은 LG전자다. 주가가 4일 14만3200원에서 19일 19만1700원으로 15일 만에 33.8% 올랐다. LG전자가 집에서 사용하는 홈로봇(Home robot) 등 로보틱스 관련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미래 성장주'로 재평가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13.7%), 두산로보틱스(9.3%ㆍ4~18일 기준) 등 로봇 사업을 영위 하고 있는 기업들도 오름세를 보였다.

[※참고:  이같은 흐름은 19일 들어 다소 수그러들었다.  시장 전반에 퍼진 외국인 매도세의 영향으로 로봇주 대부분이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특히 LG전자 주가는 '검은 금요일'이었던 15일에만 10.8%(이하 전일 대비) 뛰었다. 이날 삼성전자(-8.6%), SK하이닉스(-7.6%) 등 반도체 종목들이 줄줄이 하락하면서 코스피 지수가 폭락(-6.12%)한 걸 생각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로봇주를 증시를 이끌어갈 차세대 섹터로 눈여겨보고 있다는 얘기다.

■ 로봇주 왜 올랐나=

줄곧 반도체로 향해 있던 투자 심리가 로봇으로 급선회한 건 왜일까. 업계에선 국내 로봇 산업이 인공지능(AI) 기술과 융합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례로, 로봇 대장주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로봇 엔지니어링 업체인 '온엑시아'의 지분을 89.6% 인수하며 현지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급증하는 북미 지역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6월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에 신공장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지난 4월엔 AI용 그래픽카드 전문개발 기업 엔비디아와의 기술 협의도 마쳤다. 엔비디아와 함께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개발해 2028년에 산업용 로봇을 공개하는 게 두산로보틱스의 계획이다.

■ 스타트업 예상 밖 성과들=

이런 상황에서 로봇 개발 업체들이 최근 주목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것도 로봇 산업을 향한 '장밋빛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스타트업들이 인간의 형태와 동작을 모방한 로봇이 복잡한 노동을 수행하는 영상들을 속속 공개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상용화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Figure) AI'다. 이 회사는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자사 로봇 2대가 침실을 정리하는 것을 영상으로 선보이면서 화제를 모았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25만회(18일 기준), 댓글 1649개를 기록하며 누리꾼의 주목을 받았다.

영상 속 로봇들은 인간과 흡사한 동작으로 옷을 옷걸이에 걸고, 노트북을 닫는 등 빠른 속도로 책상 위를 정리해 나갔다. 침대를 정리할 때 두 로봇은 호흡을 맞추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불을 들어 올리고 주름을 펴고, 제자리에 놓는 일련의 과정을 매끄럽게 수행했다.

총 정리 시간은 2분을 넘지 않았다.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이 아닌 '청소 방법'을 학습한 신경망(인간 뇌의 작동 방식을 모방한 AI)이 로봇의 조작을 직접 수행하면서 오차가 줄었다는 게 피규어AI의 설명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피규어AI는 최신 모델 'F.03'이 택배 상자를 분류하는 모습도 라이브 영상으로 14일 공개했다. 로봇들은 택배 상자에 부착된 바코드가 아래를 향하도록 뒤집는 작업을 수행했는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기 중인 다른 로봇과 근무를 교대해 흐름을 이어 나갔다. 피규어AI는 "로봇들이 자체 개발한 신경망을 사용해 완전 자율적으로 작동한다"면서 "원격 조종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주목할 건 로봇의 '업무 지속능력'이다. 로봇들은 종종 포장이 얇은 택배 물품을 제대로 집지 못하거나 상자를 떨어뜨리는 등의 실수를 하긴 했지만, 작업 시간 내내 쉬지 않고 일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무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오류나 고장도 확인되지 않았다.

브렛 에드콕 피규어AI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로봇은) 이제 24시간 이상 연속 자율 운전을 오류 없이 수행하고 있다"면서 "이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 인간 vs 로봇 경쟁까지…=

여기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피규어AI는 당초 8시간으로 계획했던 촬영을 제한 없이 현재까지 이어나가고 있다. 18일 오전 6시 기준 로봇들의 작업 시간이 100시간을 돌파했는데, 지금까지 분류한 택배 물품은 12만5200개에 달한다.

96시간부터는 아예 인간 작업자의 분류 장면을 화면 옆에 추가해 인간과 경쟁하는 구도로 촬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인간 작업자가 빠른 속도로 택배를 분류하며 로봇을 압도했지만, 30분 식사와 10분 휴식 등을 거치면서 둘의 차이가 메워지기 시작했다. 약 5시간이 지났을 때 인간 작업자가 분류한 택배 물품은 6263개, 로봇은 6275개였다.

미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15일 기사에서 "피규어AI가 '멋진 영상'을 보여주던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24시간 자율 작업을 입증하면서, 업계의 가장 큰 의문이었던 '신뢰성'에 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로봇 열풍의 배경엔 로봇의 놀라운 진화가 숨어 있다. 과연 로봇 열풍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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