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쌓인 컨테이너. 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7%로 대폭 끌어올렸다. 불과 6개월 만에 전망치를 2.0%포인트(p) 높였고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상향 폭도 가장 컸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3.2%로 높이는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눈높이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23일 OECD가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3.7%로 예상됐다. 지난 6월 전망치인 2.6%보다 1.1%p 높다. OECD는 지난 3월만 해도 올해 한국 경제가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6월 2.6%로 높인 데 이어 석 달 만에 다시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향했다.
한국은 이번 전망에서 G20 가운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큰 폭으로 높아진 국가다. 1%p 이상 상향 조정된 국가도 한국이 유일하다. 두 번째로 상향 폭이 큰 인도는 0.8%p 높아졌고 미국과 일본은 각각 0.2%p 상향됐다. OECD는 올해 미국 성장률을 2.2%, 일본은 0.8%, 유로존은 1.0%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2022년 이후 4년 만에 미국을 웃돌게 된다.
성장률 전망이 크게 높아진 배경은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다. OECD는 강한 수출과 생산 증가세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가 생산과 무역을 뒷받침하면서 반도체 수출과 관련 투자가 기존 예상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OECD는 지난 6월에도 첨단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강해지면 한국 성장률이 전망치를 웃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생산이 강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당시 제시했던 상방 요인이 현실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3.8%를 기록한 점도 이번 전망에 반영됐다.
ADB도 이날 발표한 ‘9월 아시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2.6%에서 3.2%로 0.6%포인트 높였다.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와 확장적 재정정책, 견조한 기업 실적에 따른 민간소비 회복 등을 반영했다.
올해 한국 경제가 3%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국내외에서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올해 성장률을 3.0%로 제시했고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각각 3.3%, 3.2%로 전망했다. ADB도 3.2%를 제시한 가운데 OECD는 주요 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3.7%까지 눈높이를 높였다.
내년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OECD는 내년 한국 성장률을 기존 1.9%에서 2.6%로 0.7%p 높였다. 내년 전망치 상향 폭 역시 G20 가운데 가장 컸다. 올해 수출과 생산이 성장을 이끈 데 이어 내년에는 수출 호조와 함께 소비도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ADB 역시 내년 성장률 전망을 기존 2.0%에서 2.3%로 높였다.
다만 반도체에 집중된 성장 구조와 대외 불확실성은 변수다. ADB는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투자 위축 가능성을 주요 하방 위험으로 꼽았다.
성장률과 함께 물가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졌다. OECD는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0%로, 내년 전망치는 2.2%에서 2.7%로 각각 높였다. 성장률 전망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지난 6월보다 높아진 국제 에너지 가격 전망을 반영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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