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옥.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KT가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인공지능(AI) 중심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윤영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 주도로 단순 통신 서비스 고도화를 넘어 AI 모델과 인프라를 아우르는 ‘AICT 기업’으로의 체질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약 3553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67.8%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역시 0.8%에서 1.26%로 확대됐다.
이 같은 증가세는 경쟁사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LG유플러스의 연구개발비 증가율은 3.8%에 그쳤고, SK텔레콤은 오히려 9.4% 감소했다. 통신 3사 가운데 KT만이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선택한 셈이다.
이 같은 투자 확대는 KT가 ‘A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 사업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연구개발 방향은 기존 통신 기술 중심에서 인공지능 기반 사업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KT는 지난해 11월 분기보고서에서 ‘한국적 AI 모델 및 응용서비스 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엔진을 발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이번 사업보고서에서는 ‘한국적 독자 AI 모델 성능 고도화 및 멀티모달 모델 개발’이라는 보다 구체화된 목표를 제시했다. 단순 모델 개발을 넘어 성능 고도화와 활용 영역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도다.
연구개발 구조 역시 변화가 감지된다. KT는 기존 ‘고객 중심 기술 차별화 및 사업과 기술의 유기적 연계’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AX 사업요구 분석 및 설계’ 항목을 새롭게 추가했다. 이는 연구개발 단계부터 고객 요구와 시장 수요를 반영해 기술을 설계하고, 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려는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멀티모달 모델과 에이전트 기반 기술, 산업별 특화 AI(Vertical AI) 개발 등 구체적인 서비스 단위 목표가 제시된 점도 주목된다. 연구개발의 초점이 기술 자체에서 실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흐름은 KT가 인공지능과 IT 사업을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관련 매출 확대를 추진해온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 가운데 KT가 자체 개발한 대형언어모델(LLM) ‘믿:음 K’는 AI 기반 수익화 전략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KT가 최근 공개한 ‘믿:음 K 2.5 Pro’는 단순 텍스트 생성이 아닌 멀티스텝 추론, 장문 문서 이해, 에이전트 기반 작업 수행 등을 목표로 설계된 기업용 AI 모델이다. KT는 지난 19일 논문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해당 모델의 테크니컬 리포트를 공개했다.
KT는 해당 모델이 글로벌 주요 LLM과 경쟁 가능한 성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어 벤치마크에서 최고 수준의 결과를 기록하며 언어 이해와 문화적 맥락 반영 측면에서 강점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복잡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멀티스텝 추론 능력과 코딩·수학 등 고난도 작업에서의 성능을 강화했으며, 최대 128K 수준의 장문 문맥 처리 기능을 통해 기업 환경에서 요구되는 문서 분석과 정보 추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외부 도구 활용과 다단계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기반 작업을 지원함으로써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실제 업무 수행이 가능한 수준의 AI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믿:음’ 모델이 기업용 업무 자동화와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한 핵심 엔진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KT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믿:음 K 2.5 Pro의 개발을 통해 KT는 Mini, Base, Pro로 이어지는 완전한 믿:음 K 라인업을 구축했다”며 “이 라인업을 기반으로 산업별 특화 AI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AI 전환(AX)을 가속하는 핵심 엔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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