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압도적 지지 얻어, 해킹 수습 및 보안 강화 최우선
박윤영 신임 KT 대표이사. (사진=KT 제공)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윤영 대표이사 체제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날 주총은 임기가 만료되는 김영섭 전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아 진행했다.
내부 출신인 박 대표는 이날 주총장에 직접
참석
하는 대신 네트워크 및 보안 현장을 점검하며 형식보다 실무를 우선시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이는 주총 의결로 대표 자격을 공식 확보한 뒤 활동을 시작해 온 그간의 관례를 따르는 행보로도 풀이된다.
박 후보자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은 주주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약 97.3%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박 대표는 별도의
취임식 없이
임직원에게 보낸 ‘취임 서신’으로 경영 철학을 공유한 뒤, 곧바로 주요 네트워크 거점과 보안 센터를 방문해 현안 파악에 나섰다.
박 대표가 취임 후 첫 행보로 ‘현장’을 택한 것은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고 수습과 기술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 전문가로서 격식보다 현장 중심의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경영 공백을 메우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이날 서신에서 “보안과 품질은 고객과의 가장 기초적인 약속”이라며 “말보다는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의 이번 취임은 선임 과정에서의 적지 않은 진통을 딛고 이뤄졌다.
당초 올 초 인사가 예상됐으나 전임 경영진과의 업무 인계 과정에서 일부 마찰이 빚어지며 조직 개편이 지연되기도 했다.
선임 절차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사법 리스크까지 제기됐지만, 최근 법원이 이를 모두 기각하며 이날 주총을 통한 공식 출범의 발판이 마련됐다.
후보 시절 박 대표는 광화문 사옥 대신 별도 사무실에서 이사회 의장 및 부문장들과 소통하며 사업 현안을 파악했다.
특히 지난해 말 발생한 해킹 사고 수습을 위해 보안 강화 대책과 고객 보상안의 밑그림을 직접 그리는 등 실무 준비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 대표가 취임한 현재의 대내외 여건은 지난해 후보 추천 당시와 비교해 훨씬 엄중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내내 이어진 경영 공백으로 AI 전략 실행이 지연된 데다 대규모 해킹 사고에 따른 행정 처분까지 임박하면서, 산업계 안팎에서는 지금을 KT
의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박 대표 또한 리스크 관리와 기본기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통신사 본연의 역할을 바로잡는 것이 성장의 주춧돌임을 강조하고 있다.
‘박윤영호’의 첫 행보는 파격적인 조직 쇄신이 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효율 중심의 의사결정을 위해 현재 7개인 광역본부를 4개로 통합하고, AI 관련 조직을 CEO 직속으로 격상하는 슬림화 방안을 확정했다.
특히 전무급 이상 고위 임원의 약 30%를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통해 정체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방침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노사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고 조직을 빠르게 결속시키는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가 전임 경영진의 AICT(인공지능+통신기술) 전략을 계승하는 한편, 본인의 전문 분야인 B2B(기업 간 거래)를 강화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구체적인 수익 모델로 연결하는 ‘AX(AI 전환) 가속화’에 화력을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주주 환원 정책도 한층 강화돼 이날 주총에서는 주당 600원의 결산 배당과 약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이날 의장을 맡은 김영섭 전 대표는 “지난해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박윤영 신임 대표가 KT의 안정과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믿는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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