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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재 천장 감상하며 커피 한잔… 메이지생명관에 들어선 카페

2025년 11월 일본 라이프스타일 매체들은 ‘마루노우치에 독특한 카페가 하나 생겼다’고 보도했다. 독특한 이유가 흥미롭다. 커피 맛이 특별해서, 또는 인테리어가 세련돼서가 아니라 이 카페가 들어선 곳이 메이지생명관(明治生命館) 1층이기 때문이란다.

문화재 천장 감상하며 커피 한잔… 메이지생명관에 들어선 카페

2025년 11월 일본 라이프스타일 매체들은 ‘마루노우치에 독특한 카페가 하나 생겼다’고 보도했다. 독특한 이유가 흥미롭다. 커피 맛이 특별해서, 또는 인테리어가 세련돼서가 아니라 이 카페가 들어선 곳이 메이지생명관(明治生命館) 1층이기 때문이란다. 메이지생명관은 일본 4대 생보사 중 하나인 메이지야스다생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건물이다. 우리로 치면 삼성생명 본사 건물에 카페가 들어선 셈이다. 그런데 왜 이 카페를 독특하다고 했을까? 이곳은 직원들이 일하는 현역 사옥이면서, 국가가 지정한 중요문화재이기 때문이다.

미쓰비시는 1890년 정부로부터 불하받은 마루노우치 벌판에 런던을 본뜬 오피스 거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1894년 1호관, 1895년 2호관이 차례로 들어섰다. 보험 회사들이 입주한 2호관은 그중 하나였던 메이지생명이 뒤에 토지째 사들였다. 1930년 낡은 2호관을 헐고, 1934년 지하 2층, 지상 8층의 메이지생명관을 세웠다.

2차 세계대전 중 대규모 소실은 면했지만, 금속 공출로 엘리베이터와 창문 장식 그릴 등 많은 금속 장식이 사라졌다. 패전 뒤에는 미국이 극동공군사령부로 썼다. 1956년 반환된 뒤 다시 메이지생명 사옥이 되면서 장식이 복원됐다. 이런 이력 때문에 1997년 이 건물은 쇼와 시대 건축물 가운데 최초로 중요문화재로 지정됐다.

문화재로 지정됐다고 해서 박물관으로 박제된 것은 아니었다. 보험회사 직원들은 계속 이곳에서 일했다. 2022년에는 미쓰비시 이와사키 가문의 컬렉션을 바탕으로 한 세이카도문고미술관의 전시 갤러리가 1층으로 옮겨왔다. 세이카도 쪽으로는 창설 130주년, 미술관 개관 30주년을 맞은 시기였고, 미쓰비시그룹 쪽으로는 창업 150주년 기념사업의 연장선에 놓인 프로젝트였다.

2025년의 카페 개설은 그다음 단계였다. 냉정하게 말하면, 대단한 사건은 아니다. 이미 일부는 일반에 공개돼 있었고, 미술관도 들어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전시공간에 카페 기능이 하나 더해진 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도시는 이런 작은 덧붙임으로 성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들어갈 수 있는 것과 머물 수 있는 것은 다르다. 사람들은 전시를 보고 지나가는 대신,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천장을 올려다보며 시간을 보낸다. 90년 넘은 중요 문화재 안에서. 문화재와 사람의 관계가 ‘관람’에서 ‘체류’로 옮겨간 것이다.

올봄, 이곳을 방문했다. 자리에 앉으니 천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커피잔은 그다음이었다. 대리석 바닥, 천장 장식, 차분한 조명, 넓은 좌석. 잘 차려입은 중년의 남녀가 커피를 앞에 두고 앉아 있었다. 나오면서 커피 맛은 잘 떠오르지 않았다. 천장만 남았다.

중요 문화재 안에 카페를 들이는 데 반대는 없었을까? 대리석 바닥과 장식 천장 사이에 커피 머신과 주방 설비를 넣는 일이 간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카페는 문을 열었다. 보존과 활용 사이에서 일본식 해법은 ‘만지지 말라’가 아니라 ‘조심스럽게 써라’에 가까웠다.

도쿄에는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 일본은행 본점 본관에서는 지금도 중앙은행 업무가 이뤄지고, 니혼바시 다카시마야와 미쓰코시 본점은 중요 문화재이면서 백화점으로 영업한다. 도쿄역 마루노우치 본옥 역시 철도역, 호텔, 갤러리 기능을 함께 품고 있다. 도쿄의 문화재는 반드시 과거형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직원이 출근하고, 손님이 드나들고, 열차가 들어오고, 계산대가 돌아간다.

도쿄의 새로움은 초고층 빌딩의 높이에서만 오지 않는다. 때로는 오래된 건물을 다시 쓰는 태도에서 온다. 메이지생명관의 카페는 그 사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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