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주식보다 예금이 낫겠다.”
증시 급락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은행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3개월여 만에 67조원 넘게 증가하자 금융권에서는 고금리 상품을 앞세운 자금 유치 경쟁이 불붙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말 121조6340억원에서 이달 14일 97조4280억원으로 24조206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 8476.48에서 6008.81로 약 29.1% 떨어졌다.
반면 은행에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1016조5229억원으로, 6월 말(949조3998억원)보다 67조1231억원 불어났다.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5월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이달 중순까지 6개월 연속 늘었다.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도 2291조9009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37조1540억원(1.6%) 증가했다. 총수신 잔액 집계가 시작된 2022년 1월 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잇달아 올리며 자금 끌어모으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8월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증시 조정에 따른 자금 이동까지 겹치면서 금리 경쟁이 한층 뜨거워졌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은 12개월 만기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총 0.60%포인트 올렸다. 지난 5월 27일 연 2.90%였던 금리는 9월 30일 연 3.50%가 됐다. 하나은행은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7월부터 이달 초까지 네 차례, 우리은행은 ‘WON플러스예금‘ 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각각 총 0.70%포인트 인상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도 인상 행렬에 합류하면서 상반기 연 2%대에 머물던 주요 은행 예금금리는 3%대 중반까지 올라섰다.
고금리 특판 상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 1년 만기 기본금리 연 3.6%의 ‘슈퍼쏠(SOL) 웰컴 정기예금’을 내놨다. 우대조건을 채우면 최고 연 4%까지 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고 연 3.9% 금리를 주는 ‘NH올원뱅크 10주년 기념 예금‘을 출시했다.
고객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증권사들도 고금리 카드를 꺼냈다. 연 4~5%대 금리를 내건 특판 발행어음이 대표적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이다.
키움증권은 이달 3개월 만기에 연 5.80% 금리를 주는 특판 발행어음을 출시했다. 삼성증권도 지난 12일부터 연 4.3% 금리의 1년 만기 발행어음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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