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첫 단추를 끼울 홍명보호가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결전 모드에 돌입했다.
팬들의 시선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성적이 아닌 치안이다. 멕시코 제2의 도시이자 서부 할리스코주의 중심인 과달라하라는 데킬라의 본고장으로 관광객에게 친숙한 이름이지만 그 이면에는 마약 카르텔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다. 멕시코를 넘어 중남미 최대 범죄 조직으로 꼽히는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심장부가 바로 이 도시다.
불안에 기름을 부은 건 올 2월의 사건이다. 멕시코 연방군이 CJNG 수장 네메시오 오세구라(일명 ‘엘 멘초’)를 사살하면서 조직 내부에서 후계 다툼이 불붙었고 그 여파로 할리스코주 곳곳이 한동안 유혈과 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대표팀이 둥지를 튼 사포판은 같은 광역권이라도 결이 다른 동네다. 선수단 숙소인 웨스틴 과달라하라 호텔은 멕시코 서부 최대 컨벤션센터 ‘엑스포 과달라하라’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다. 사포판은 현지에서 손꼽히는 신흥 부촌이자 상업 거점이다.
‘멕시코의 실리콘밸리’로 통하는 과달라하라에 글로벌 기업들이 몰려들면서 고급 주거단지와 상업시설이 이 일대로 쏠렸고 그 결과 지금의 쾌적하고 윤택한 거리가 만들어졌다.
넓고 정돈된 가로수길을 따라 대형 쇼핑몰과 고급 식당가가 늘어서 있고 거리는 세련되면서도 활기가 넘친다. 우려와 달리 밤에도 불빛이 환하고 분위기가 차분해 외부의 위험이나 소음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경기에만 몰입할 수 있는 ‘요새’로 손색이 없다.
동선도 합격점이다. 공항에서 차로 30분, 조별리그 1·2차전이 열리는 아크론 스타디움까지도 20여 분이면 닿는다. 선수들의 피로를 덜어줄 최적의 입지인 셈이다.
안락한 보금자리에 닻을 내린 홍명보호는 이제 모든 신경을 한 곳에 모은다. 조별리그 첫 경기, 승리를 향한 담금질이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6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선수단의 최고 강점으로 ‘투혼’을 꼽으며 “선수들이 월드컵을 두려워하지 말고 즐기는 무대로 바라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21살에 데뷔해 선수와 지도자로 통산 7번째 월드컵을 밟는 홍 감독은 “월드컵은 모든 축구인의 꿈 그 자체”라고 했다.
2002년 한일 대회 주장이던 그는 4강 신화를 두고 “외환위기로 지쳐 있던 국민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었다”고 회상하면서도, 그 영광이 후배들에게 부담이 돼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주장 손흥민에 대해선 “이제 베테랑인 만큼 단계마다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안다”며 “감독으로서 그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 한다”고 했다. 그는 “선수 상당수가 유럽 무대에서 뛰는 만큼 세계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졌다”며 “자신감과 신뢰를 쌓으면 어쩌다 이변을 내는 팀이 아니라 정상급과 당당히 겨루는 강팀이 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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