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 시 징역 3년 이하…'하게 한 자'도 동일 처벌
답례품·관용차 이어 세 번째 선거법 논란
통장·자치위원은 법이 금지한 선거운동 제한 대상자
해당 카톡방 캡쳐사진.
[공감신문] 김충식 기자=류규하 대구 중구청장이 운영하는 596명 규모의 카카오톡 선거 홍보 채팅방에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이 금지된 현직 통장 10명과 현직 주민자치위원 23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채팅방에서 "필승", "3선 화이팅" 등 지지 메시지를 직접 게시하거나 선거운동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류 구청장은 지난 12일 '다시중구, 다시 류규하'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개설하고 다수의 유권자를 초대했다. 현재 채팅방 인원은 596명이다. 류 구청장은 이 채팅방에서 후원계좌 번호가 기재된 예비후보 명함, 선거 공약 카드뉴스, 현수막 사진 등을 직접 게시하고 "중구민의 지지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본지가 채팅방 참여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선거운동이 금지된 현직 통장과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이 대거 포함돼 있었다.
현직 통장은 남산2동 제3통장 윤 모 씨, 같은 동 제6통장 오 모 씨, 삼덕동 제1통장 석 모 씨, 같은 동 제5통장 신 모 씨, 같은 동 제9통장 이 모 씨, 같은 동 제13통장 조 모 씨, 남산3동 제12통장 박 모 씨, 동인동 제6통장 전 모 씨, 같은 동 제17통장 최 모 씨, 대봉2동 제6통장 김 모 씨 등 10명이다.
현직 주민자치위원은 더 많다. 삼덕동 자치위원회 간사 박 모 씨, 같은 동 주민자치회 고문 류 모 씨, 위원 김 모 씨·김 모 씨·박 모 씨·박 모 씨, 대봉2동 주민자치회 고문 김 모 씨, 같은 동 부위원장 이 모 씨, 위원 이 모 씨·손 모 씨, 남산2동 위원 김 모 씨, 고문 박 모 씨, 성내2동 위원 원 모 씨·김 모 씨, 고문 이 모 씨, 대명1동 위원 강 모 씨, 남산4동 위원 임 모 씨·김 모 씨·배 모 씨, 남산1동 위원 양 모 씨, 대신동 부위원장 엄 모 씨, 동인동 위원 박 모 씨·오 모 씨 등 23명이다. 중구 관내 11개 동 가운데 최소 8개 동의 주민자치위원이 채팅방에 참여한 셈이다.
이들은 단순 참여에 그치지 않았다. 본지가 캡처 자료와 명단을 대조한 결과, 삼덕동 제1통장 석 모 씨는 "항상 응원합니다 청장님! 힘내세요 하이팅입니다"라고 썼고, 삼덕동 제9통장 이 모 씨는 "화이팅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성내2동 주민자치회 위원 원 모 씨는 "류규하 청장님 3선 성공을 위해 열심히 돕겠습니다"라며 직접적인 선거운동 참여 의사를 밝혔다. 같은 동 위원 김 모 씨는 "대구 중구 발전을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해 오신데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중구청장에 다시 당선되셔…"라는 장문의 지지 메시지를 올렸다. 성내2동 고문 이 모 씨는 채팅방에서 류 구청장을 의사(議事)라 부르며 "힘찬하루!! 화이팅!!"이라고 응원했다. 남산2동 위원 김 모 씨도 "청장님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라고 했고, 같은 동 고문 박 모 씨는 "필승을 기원드립니다 류규하 청장님 파이팅!"이라고 적었다. 성내2동 위원 손 모 씨는 "날씨가 아주좋습니다. 압승을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통·리·반의 장과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은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로 명시돼 있다. 제86조 제1항은 이들이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별도로 금지한다.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나아가 이러한 선거운동 금지 대상자에게 선거운동을 하게 한 자도 같은 형량으로 처벌받는다.
이 점에서 류 구청장의 역할이 핵심 쟁점이 된다. 류 구청장은 채팅방을 직접 개설하고, 수십 명 단위로 인원을 일괄 초대했으며, 선거 홍보물을 반복 게시했다. 채팅방 로그에는 한 차례에 40명 이상을 동시에 초대한 기록이 확인되며, 최소 4차례 이상 대량 초대가 이뤄졌다. 채팅방에는 부방장 교체, 경쟁 후보 관련 내용 즉각 차단 등 조직적 관리 흔적이 남아 있다. 관리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이는 참여자는 "여기 류규하청장님 후보방입니다. 다른분의 내용은 자제해주세요"라며 채팅방의 성격을 스스로 '후보방'으로 규정했다.
일괄 초대에 대한 반발도 확인된다. 대량 초대 직후 퇴장자가 잇따랐다. 대구기염사 계정도 초대됐다가 퇴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된 인원 가운데 남산종합직매장 운영자 등 지역 상인도 포함돼 있었다.
채팅방에는 문화해설사, 남산종합사회복지관장 등 구청장의 직무 영향력 아래 있는 인사도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설사 모임 관계자로 추정되는 참여자는 "해설사 모두 한마음으로 응원합니다"라고 썼다. 공직선거법 제85조 제2항은 공무원이 소속 직원이나 산하 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을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으로 간주한다.
류 구청장은 올해 1월 출연기관 예산으로 구매한 가죽 메모 패드 40여 개를 관변단체에 배부해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제기됐고, 3월에는 공천 면접에 관용차를 이용한 사실이 보도됐다. 이번 카톡방 운영 의혹까지 석 달 사이 세 차례 선거법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변호사는 "현직 통장 10명, 주민자치위원 23명이 특정 예비후보의 채팅방에서 조직적으로 지지 활동을 벌인 것은 단순한 개인적 의사 표현의 범위를 넘어선다"며 "특히 이들을 채팅방에 초대하고 선거 홍보물을 반복 게시한 현직 단체장의 행위는 선거운동 금지 대상자로 하여금 선거운동을 '하게 한' 것에 해당할 수 있어 관권선거 소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류규하 후보는 이에 대해 "주민자치위원이나 통장분들이 단톡방에 들어와 소식을 받아보는 것과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해당 분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보기만 하고 절대 퍼뜨리거나 댓글을 달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된 후 단톡방에 자치위원·통장은 홍보 활동을 하지 말 것, 선거운동을 하면 법 위반이라는 내용으로 공지를 다시 했다"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후보는 책임 소재에 대해 "제가 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는데도 개인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분의 책임이지 제 책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선거법 위반 시 후보가 아닌 본인이 처벌을 받기 때문에 오히려 그분들이 피해를 볼까 봐 주의를 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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