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CES 2026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휴머로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THE Biz(더비즈)=정대환 기자] 현대차와 LG가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맞붙었다. 현대차가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로봇의 지능을 끌어올리며 생태계 확장에 나선 사이, LG는 가전에서 쌓은 모터 기술과 소재 경쟁력을 바탕으로 내재화 전략을 통해 밸류체인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의 경쟁은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 구글 딥마인드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반면 LG는 화학, 전자, 이노텍 등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부품부터 소재까지 직접 통제하는 수직계열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 AI 로보틱스 “실험실 넘어 삶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인간과 협력하는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시대를 선언했다. 그 중심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전동식 로봇 ‘아틀라스’가 있다.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미국 메타플랜트의 부품 분류 공정에 전격 투입될 예정이다.
구글의 AI 제미나이를 장착한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로봇의 지능적 한계를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팟은 이제 카메라로 할 일 목록을 스스로 읽고 “신발을 정리해”라는 명령의 맥락을 추론해 수행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할 일 목록에 강아지 산책시키기가 추가되면 직접 목줄을 잡고 야외로 나가는 자율성도 갖췄다.
또한 현대차는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를 통해 국내 최초로 착용 로봇 부문 KS 인증을 획득하며 기술 표준화 시장을 선점했다. 현재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대한항공, 한국철도공사 등 산업 현장에서 작업자의 근골격계 부담을 덜어주는 데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농촌진흥청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업 범위를 확장 중이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LG전자의 홈 로봇 '클로이드'가 빨래를 꺼내고 있다. 사진=LG전자
◆LG, 가전 명가 넘어 로봇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LG그룹은 완제품 로봇 ‘클로이드’를 필두로 로봇을 구성하는 소재와 부품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로봇 사업 본격화의 원년을 선포하며 집안일의 완전한 해방을 꿈꾸는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 비전을 구체화했다.
현대차의 아틀라스가 공장에서 일한다면, LG의 클로이드는 거실과 주방에서 활약한다. LG전자는 가전 분야에서 쌓은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 기술력을 로봇 전용 액추에이터(관절)로 전이해 클로이드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다듬는 동시에 글로벌 로봇 부품 시장의 주도권까지 노리고 있다.
LG화학의 소재 기술력은 클로이드의 완성도를 뒷받침한다. 지난 21일 차이나플라스 2026에서 선보인 휴머노이드 외장용 메탈릭 ABS와 배터리 열차단 소재 넥슐라 등 90여종의 고부가 소재는 로봇의 내구성과 안전성을 책임지는 핵심 요소다. 이러한 수직계열화 전략에 힘입어 LG그룹 ETF는 올해 27% 상승하며 시장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 전무는 “글로벌 국가 대상으로 차별화된 소재 기술력과 고객 경험 혁신을 통한 고부가 제품 중심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산업은 결국 하드웨어의 안정성과 소프트웨어의 범용성 싸움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생태계 확장 전략과 LG의 밸류체인 장악 전략 중 어떤 방식이 먼저 로봇의 대중화를 이끌어낼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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