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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디지털자산 풍향계] "디지털 자산, 인류 문명의 보편재로 격상"… '앳킨...

실적에 따라 가격이 출렁이는 삼성전자 주식처럼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금, 원유처럼 인류 문명의 보편재로 받아들였다는 것으로 인식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가히 '앳킨스 혁명'이라 칭할 만하다. 미국 정부가...

[디지털자산 풍향계] "디지털 자산, 인류 문명의 보편재로 격상"… '앳킨...

디지털자산 시장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난 17일 폴 앳킨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지침을 통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16개 디지털자산에 대해 ‘증권(securities)’이 아니라 ‘상품(commidity)’이라고 공식 규정했기 때문이다.

실적에 따라 가격이 출렁이는 삼성전자 주식처럼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금, 원유처럼 인류 문명의 보편재로 받아들였다는 것으로 인식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가히 ‘앳킨스 혁명’이라 칭할 만하다. 미국 정부가 지난 10년간 거의 대부분의 주요 코인을 사실상 증권이라고 규정하며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방어적 태도를 버리고, 새로운 인류의 상품 시장을 진흥하겠다는 선언이다.

◇ 미 SEC가 상품으로 명시한 디지털자산

범주                                              특징                                     코인 (16종)

디지털 상품                      탈중앙화 프로토콜에서                  BTC, ETH,                  (Commodities)                        가치 창조                        LTC, BCH, DOGE, SHIB

디지털 도구                 네트워크 가동을 위한 에너지        SOL, ADA, DOT, AVAX,  (Tools)                                                                              LINK,  APT, XTZ

디지털 결제                지불 및 송금 효율성에 특화된 자산       XRP, XLM,              (Stable/Payments)                                                                  HBAR

투기 오명에서 디지털 문명의 보편재로 격상

미국 정부의 이번 디지탈자산 규정은 원유가 근대 산업혁명시대 원자재로서 공장을 돌아가게 했듯이, 디지털 금융혁명시대에 디지털 자산을 에너지와 원자재로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투기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디지탈자산이 인류의 새로운 자산으로 공식 격상되는 순간이다.

증권과 상품은 그 철학적, 법적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당국이 두 객체를 대하는 감독 방식 또한 매우 상이하다. 주식, 채권같은 증권 가격은 해당 기업의 재무상황, 투자 등 경영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적은 물론이고 대표 및 주주 변경, 계약, 증자 등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즉각 공시를 하고, 공시 전에 내부자가 중요 경영정보를 활용해 이득을 취할 경우에 형사처벌을 가할 수 있는 등 자본시장법에서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 쉽게 말해 특정 기업을 믿고 돈을 투자한 투자자 보호에 감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밀 등 농산물부터 원유 등 산업 원자재에 이르기까지 상품은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시장의 건전한 성장 관리에 당국이 신경쓴다. 누가 금을 많이 캐고, 밀을 많이 생산하는지에 감독의 초점이 있는게 아니라 상품 자체와 본연의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시장 조작을 방지하고 감독하는게 당국의 주요 임무다.

미국 SEC, 디지털자산을 ‘상품, 도구, 결제’로 분류

미국 SEC는 이번 지침에서 디지털자산을 전반적으로 상품으로 규정하면서 16개 코인을 세부적으로 상품, 도구, 결제 등 크게 세 부류로 분류했다. 애킨스는 이번에 16개 코인을 상품으로 명시했지만, 나머지 코인은 모두 증권이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 이들 코인을 상품으로 규정한 논거를 제시함으로써 여타 코인의 상품, 증권 기준을 판단해 달라고 시장에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먼저 상품으로 분류된 자산은 비트코인 같은 탈중앙성이 매우 강한 것들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혁명을 촉발시킨 코인으로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인류의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총 2100만개 발행으로 지금까지 2000만개 안팎이 발행됐으며 앨고리즘에 의해 어느 누구도 발행량에 개입하는 등 조작을 할 수 없다. 탈중앙의 끝판왕이다.

비트코인에서 하드 포크로 파생된 화폐적 성격의 라이트코인, 비트코인 캐시, 밈 코인인 도지, 시바이누도 상품군에 합류했다. 스마트 컨트랙트 개념을 도입해 알트코인 시대를 연 이더리움도 상품군에 포함됐다. 비트코인과 달리 비탈릭 부테린이라는 이더리움 설계자가 외관상 주도하고 있지만 이후 많은 전세계인이 참여하며 상당한 탈중앙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도구군에는 솔라나와 에이다같은 네트워크 코인이 포진했다. 탈중앙성에서는 이더리움보다 떨어지지만 이들 코인을 산다는 것은 어떤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 행위가 아니라 디지털 고속도로에서 다양한 토큰들을 만들고 전송하는 생태계에 참여하기 위해 통행료를 사는 개념으로 당국은 바라봤다. 마지막으로 결제군에는 돈의 이동을 돕는 파이프라인 성격의 코인들이 편입됐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시절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으로부터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제소당하는 등 곤혹을 치렀던 리플사의 코인인 XRP가 이 카테고리에 들어갔다. XRP는 보통 2~3일 걸리는 기존 은행의 스위프트망을 대체함으로써 실시간으로 달러화 국제 송금을 할 수 있는 결제망을 제공함으로써 주요 은행의 송금 시스템 혁신을 가져왔다.

솔라나 등 디지털상품 ETF 출시 빨라질 듯

앳킨스가 이번에 상품으로 규정한 솔라나 등 관련 디지털 상품의 ETF 출시가 빨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게리 겐슬러 체제의 SEC는 "대부분의 알트코인은 미등록 증권"이라는 논리로 ETF 승인을 거부하거나 지연시켜 왔다. 하지만 앳킨스가 이번에 16개 코인을 '상품'으로 공식 분류하면서, 이들은 이제 금, 은, 원유와 같은 법적 지위를 갖게 됐다. 상품거래법(CEA)의 적용을 받는 '상품'은 현물 ETF 승인 문턱이 증권보다 훨씬 낮다.

ETF 승인의 핵심 요건은 "기초 자산이 규제된 거래소에서 충분히 감시되고 있는가"이다. 이번 지침은 SEC뿐 아니라 상품을 감독 관할하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공동으로 서명했다. 상품 공식 규정에 따라 앞으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이들 16개 코인에 대한 선물 및 현물 지수를 도입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고, 이는 코인이라는 기초 자산이 거래소에 감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증권시장의 현물 ETF 승인을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이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를 출시한 이력이 있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해 피델리티 등 금융사들은 정부가 이들 디지털자산을 상품으로 인정한 만큼 투자자들에게 펀드 형태로 안전하게 자산을 제공하겠다고 설득할 논리가 생긴 셈이다.

굿모닝경제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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