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트는 이른 아침이면 도민들은 일상의 시작을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도민에게 버스는 출근길이자 등굣길이며, 병원과 시장으로 이어지는 일상의 길이다. 수익성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특히 철도망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여러 교통수단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일상생활을 위한 필수 수단이다.
경기도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려면 철도와 버스를 하나의 교통망으로 바라봐야 한다. 특히 경기도 인구 1천42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밀집한 경기남부는 지속해서 늘어나는 교통 수요에 비해 광역철도망이 충분하지 않다. 아직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경기남부에 광역철도가 필요한 이유다. 철도망 확충과 함께 버스가 주거지와 철도역, 학교와 일터를 촘촘하게 연결해야 한다. 철도가 광역교통망의 뼈대라면 버스는 도민의 일상 곳곳에 닿는 혈관이다.
경기도가 시내버스 공공관리제를 확대하고 매년 상당한 재정을 투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공이 운송비용과 적자를 지원하는 것은 버스가 수익성만으로 노선과 운행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공공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버스의 공공적 역할이 커지는 상황에서 최근 사모펀드의 버스업체 인수가 이어지고 있다. 외부자본의 유입이 경영 효율화와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단기간의 투자수익 회수를 위해 버스 운행에 필요한 자산을 처분하거나 비용을 줄인다면 공공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우려되는 것은 차고지 매각이다. 차고지는 일반적인 투자용 부동산이 아니라 차량 운행과 정비, 운수종사자의 안정적인 근무를 뒷받침하는 필수 기반시설이다. 차고지를 매각하거나 개발하면서 적정한 대체시설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감차와 노선 축소, 운행 불안뿐만 아니라 운수종사자의 근무 여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매각이익은 투자자가 가져가고 교통 불편과 비용은 공공이 떠안는 구조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안정적인 운행과 운수종사자의 처우 개선은 도민의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권을 보장하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모펀드의 버스산업 진입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은 아니다. 필요한 것은 노선버스의 공공성에 걸맞은 책임과 관리 기준이다. 소유구조가 달라지더라도 노선과 운행, 고용의 안정성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버스업체를 인수하거나 실질적인 지배권을 확보하는 단계부터 인수자금 조달 방식과 차입 규모, 노선·운행 유지계획, 차고지 운영 방안과 고용승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야 한다. 인수 이후에도 차고지와 주요 운송자산의 처분, 일정 규모 이상의 차입과 배당, 특수관계인 거래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분명한 건 재정지원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공공의 지원을 받으면서 운행 기반인 차고지를 매각하거나 감차와 노선 축소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 지원금은 안정적인 운행과 서비스 개선에 사용돼야 하며, 운수종사자도 근로환경과 처우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고용불안을 초래한다면 지원금 감액과 환수 등 실효성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는 버스업체의 지배구조 변경과 핵심 자산 처분, 과도한 차입과 배당을 관리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경기도도 재정지원 조건을 강화하고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보고와 자료 제출을 의무화해 경영상 위험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단언컨대 버스는 투자수익을 위한 상품이 아니라 도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공공교통이다. 공공이 비용과 위험을 부담하고 투자자가 수익만 가져가는 구조를 막아야 한다. 도민의 세금이 안정적인 운행과 더 나은 노동환경,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으로 돌아가도록 지금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
김진후 경기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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