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오늘부터 7월 31일까지 무단방치 자전거와 노후 자전거 보관대에 대한 일제 정비에 나서는 것은 작아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행정이다. 도시의 품격은 거대한 개발사업이나 화려한 시설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시민이 매일 걷고 지나며 체감하는 보행환경, 거리의 질서, 생활공간의 정돈 상태가 결국 도시의 수준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인도와 공공장소에 장기간 방치된 자전거는 단순히 도시 미관을 해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보행자의 통행을 가로막고, 특히 어르신이나 장애인, 유모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는 더 큰 불편과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주요 장치가 망가져 운행조차 불가능한 자전거가 계속 쌓이는 것은 공공공간 관리의 사각지대를 드러내는 상징이 되기도 한다. 시민이 가장 자주 마주하는 일상 공간에서 이런 무질서가 반복된다면 도시 행정에 대한 신뢰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정비가 계고 절차를 거쳐 일정 기간 뒤 수거·보관하고, 이후 법령에 따라 폐기나 공용 활용, 기증 등의 방식으로 처리하도록 한 점은 절차적 정당성도 갖췄다. 단속과 정비는 필요하지만, 사유재산 처리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충분한 안내와 공고를 거치는 과정도 중요하다. 노후 보관대에 대한 전수조사와 보수·교체·철거를 함께 추진하겠다는 계획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방치 자전거만 치운다고 해서 자전거 이용환경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자전거를 제대로 세울 공간이 정비되고, 이용자가 불편 없이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함께 마련돼야 진정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치가 일회성 정리에 그쳐서는 안 된다. 방치 자전거는 정비 이후에도 다시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시 관리 체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 자전거를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장려하려면 보관과 관리, 회수 체계까지 함께 정교해져야 한다. 도시는 큰 문제보다 작은 불편에서 먼저 평가받는다. 울산시의 이번 정비가 보행권을 지키고 공공질서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울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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