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호황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실적 잔치를 벌이는 가운데 양사 간 수익성의 지속 가능성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호황에 따른 고수익 구조를 보이는 반면, 삼성전자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챗 GPT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기준 한국 1000대 상장사 중 순이익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앞지르면서 수익성 지표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는 평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에 힘입어 30% 안팎(연간 기준 5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파운드리 적자와 대규모 투자 부담이 이어지며 연간 10%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40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50조원 중반대다. 이 경우 영업이익률은 70% 안팎에 이를 수 있다. 통상 영업이익률 20%대 중반만 넘어도 고수익 기업으로 평가받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기준에서도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고수익 구조는 HBM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D램 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부 증권사는 D램 부문 영업이익률이 70~80%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낸드 역시 50% 이상의 수익성을 유지하며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모리 중심의 SK하이닉스가 단기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포함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시장 자체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에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16% 성장한 3200억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GPU와 ASIC 수요가 첨단 공정과 패키징 전반에서 확대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파운드리 2.0’으로 정의하고 있다. 단순한 위탁생산을 넘어 비메모리 IDM, 외주 후공정(OSAT), 포토마스크 업체까지 포함하는 확장된 개념으로, 설계·제조·패키징 간 통합 경쟁이 강화되는 흐름을 뜻한다.
경쟁 구도가 확장되면서 기존 강자인 TSMC 중심의 독주 체제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첨단 공정 미세화가 물리적 한계에 근접하면서 성능 개선의 축이 패키징 등 후공정으로 이동하고, 공급 부족이 이어지자 AI 고객사들이 생산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MIC, 인텔 등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추격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 선제 양산과 고객사 확대, SMIC는 내수 기반 물량 공세, 인텔은 대형 AI 고객 확보를 통해 입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차세대 공정 경쟁에서 반전 기회를 노리고 있다. 2나노 공정 도입과 함께 주요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물량과 평균판매가격(ASP) 개선이 맞물릴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디렉터는 “물량과 평균판매가격(ASP) 개선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는 2026년에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포함한 사업 다각화를 통해 단기 수익성은 낮더라도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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