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로고 [사진: 웹젠]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대법원이 웹젠의 노동조합 지회장 임금인상분과 인센티브 미지급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본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2023년 구제 신청으로 시작된 이 사건은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행정법원과 고등법원을 거쳐 대법원에서 최종 마무리됐다.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는 6일 대법원이 지난달 30일 웹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대법관 전원일치 결정이다.
◆합의했던 임금, 왜 지급이 막혔나
근로시간면제자는 단체협약이나 사용자 동의에 따라 일정 시간 또는 전부를 노동조합 업무에 사용하면서도 임금 손실 없이 활동할 수 있는 노동자를 말한다. 이번 사건의 지회장은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였다.
웹젠과 웹젠지회는 2021년 단체협약과 2022년 임금협약을 통해 근로시간면제자인 지회장의 임금인상분과 인센티브를 조합원 평균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조합원 평균액 산정 방식과 개인정보 제공 여부를 둘러싸고 노사 간 이견이 생겼다.
웹젠은 조합원 개인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2022년 및 2023년 임금인상분과 인센티브액을 지회장에게 지급하지 않았다. 노동조합은 개인정보 없이도 평균액 산정이 가능한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으나 웹젠 측은 실현이 어려운 조건을 계속 요구하며 지급을 거부했다. 노동조합은 이를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불이익 취급으로 보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냈다.
◆노동위원회부터 대법원까지, 일관된 판단
이 사건은 노동위원회와 법원 모두에서 같은 결론이 났다.
지방노동위원회는 2023년 10월 16일 '불이익 취급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다. 웹젠이 불복해 재심을 신청했으나 2024년 2월 15일 중앙노동위원회도 초심과 같은 판정을 유지했다.
웹젠은 이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25년 1월 24일 서울행정법원은 "원고가 실현이 어려운 방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오랜 기간 동안 참가인(지회장)에게 2022년 및 2023년 임금인상분 및 인센티브액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는, 그 자체로서 사용자의 불이익 취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인 고등법원도 2025년 12월 11일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고등법원은 추가로 "노동조합법 제24조는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해 '임금의 손실 없이' 노동조합 업무를 수행하도록 정하고 있고, 단체협약 제11조도 근로시간면제를 이유로 어떠한 불이익 처우도 하지 않을 것을 정하면서 근로시간면제자의 임금 인상은 전 직원의 임금인상과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노동조합이 제시한 세 가지 방안도 "합리성이 있는 대안"이었다고 판단했다.
웹젠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날 대법관 전원일치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노조 "소통 아쉽다"…웹젠 "판결 취지 이행"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노사 간 협약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위법하다는 점을 사법부가 명확하게 확인해준 것"이라며 "3년이 넘는 법정 다툼이 이어지는 동안 책임 당사자인 김태영 대표와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이 없었던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라도 웹젠의 발전을 위해 진심으로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IT위원장)은 "경영진이 개인적으로 납득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자금이 아닌 공적인 회사 자산을 막대한 소송비용으로 낭비해가며 지회장의 정당한 임금 인상을 막으려 한 행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동위원회 판정부터 대법원 확정까지 사건 하나에 5번의 쟁송 과정을 거쳐야 했다는 점을 들어 신속한 권리 구제를 위한 노동법원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웹젠 측은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 판결 취지에 따라 구체적인 사항을 확인하고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