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위해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미국으로 떠난 배경을 두고 해외 언론까지 ‘신변 안전’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국내 여론이 거세게 악화한 가운데, 살해 협박과 청문회 논란까지 겹치며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매체 ‘올레’와 스페인 매체 ‘코페’는 4일 홍 전 감독의 미국 출국 소식을 전하며 “홍명보 전 감독이 살해 협박을 받았고 본인과 가족의 안전을 우려해 미국행을 택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도 3일 “홍 전 감독이 안전상의 이유로 미국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매체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둘러싼 상황은 아직 진정되지 않았고, 홍 전 감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인물”이라며 “언론 앞에서 매우 괴로워했고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려는 모습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홍 전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1승 2패, 조 3위로 탈락한 뒤 멕시코 현지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후 지난달 30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했지만, 이틀 만인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 홍 전 감독은 가족이 머무는 미국에서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월드컵 탈락 이후 한국 사회의 거센 반응도 함께 소개했다. 올레와 코페는 “조별리그 탈락 이후 한국 사회에 강한 후폭풍이 일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에 철저한 조사와 원인 분석,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상황도 전했다.
또 “대표팀은 극도로 적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귀국했다”며 “홍 전 감독은 경호를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가야 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그의 출입을 금지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여론이 나빠졌다”고 덧붙였다. 한국 경찰이 홍 전 감독을 향한 살해 협박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는 내용도 함께 전했다.
일부 외신은 대표팀 내부 갈등 의혹도 언급했다. 올레와 코페는 “라커룸에서 홍 전 감독과 손흥민 사이에 언쟁이 있었다는 제보가 나왔다”며 “홍 전 감독이 손흥민의 말을 끊으며 ‘그건 내가 해야 할 이야기’라고 말했다는 주장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내용은 제보를 인용한 것으로,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홍 전 감독의 출국을 두고 국회 청문회 출석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홍 전 감독은 국민에게 월드컵 결과를 설명할 의무가 있다”며 “국회가 출석을 요구하면 반드시 나와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 전 감독은 출국 당시 취재진에게 “제가 할 이야기는 있는데 언젠가는 이야기가 잘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귀국 날짜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라고 답했다.
한편 4일 MBN의 보도에 따르면 홍 전 감독의 측근은 “홍 전 감독이 한국으로 귀국할 생각이 없다”며 “청문회 출석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전한 바 있다.
앞서 홍 전 감독은 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를 사랑해주시고 언제나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오늘부로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축구가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성장해 나가길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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