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트런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2차 최후통첩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휴전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지난달 28일 이란전 발발 이후 일간 기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유예를 열흘간 더 연장한다고 밝히자 분위기가 반전돼 시간외 거래에서는 주가가 반등했다. 이에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어떻게 반응할 지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9.38포인트(1.01%) 하락한 4만5960.1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4.74포인트(1.74%) 떨어진 6477.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21.74포인트(2.38%) 급락한 2만1408.08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500의 경우 4년 만에 처음으로 5주 연속 하락했다. 나스닥은 최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해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이란전이 단기에 해결되기 보다 장기 교착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주목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의 끊이지 않는 갈등, 유가와 관련한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의 영향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이란을 향해 "너무 늦기 전에 (협상에) 진지해지는 게 좋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란전 발발 이후 열린 첫 내각 회의에서는 "아무런 방해 없이 우리는 그들을 향해 계속 폭격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도 뒤질세라 "미국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란은 미국과 대화할 의도가 없다"고 맞받았다.
월가에서는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양 측이 기세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많지만 언제든지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긴장감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입방아가 또 말썽이 됐다. 그는 "(유가가)생각했던 것만큼 나쁘지는 않았다"며 기름을 부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5월물은 4.6%, 브렌트유는 5.7% 폭등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소폭 증가하며 고용 시장이 견조함을 확인했다.
반면 거시 경제 환경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유가 급등을 반영해 올해 주요 20개국(G20)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8%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4.2%로 제시해 연방준비제도(Fed)의 기대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봤다.
미 국채 금리는 급등(가격 하락)했다.
글로벌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9bp 오른 4.42%,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1bp 급등한 3.99%를 각각 기록했다.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을 밀어 올리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할 것이란 우려가 채권 금리 폭등을 불렀다. 7년 만기 국채 입찰의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확인된 것도 채권 투매를 부채질했다.
미 달러 강세도 이어졌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38% 오른 99.77을 가리켰다.
시장은 이제 더 이상 올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 전쟁 발발 전 2차례로 예상됐던 올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유일하게 상승했을 뿐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다우 지수 하락을 주도하며 기술주 투매 심리를 자극했다.
반도체주 하락이 두드러졌다. 엔비디아가 4.15% 급락한 것을 비롯해 샌디스크11.02%, 마이크론 6.98%, AMD 7.46% 등 줄줄이 하락했다.
또 메타와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주가도 각각 7.96%, 3.43% 급락했다.
미국 법원 배심원단이 전날 청소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 소송에서 메타와 구글에 총 600만 달러(약 90억원)를 원고에게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린 파장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 11분(한국시간 27일 5시 11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유예를 4월 6일 오후 8시까지로 열흘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번 연기결정에 이란 정부의 요청이 있었다"면서 "이란과의 대화가 진행중이고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란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5일간 발전소 및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유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닷새간 부여했던 공격 유예를 다시 열흘로 늘린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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