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역사적 출범을 앞두고 이를 견제하고 이끌어갈 초대 ‘통합특별시의회’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확정된 선거구 획정안이 광주와 전남 사이의 극심한 대의성 불균형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통합 초기부터 심각한 정치·행정적 진통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국회와 지역 정가에 따르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 4곳(동남갑, 북갑, 북을, 광산을)에 광역의원 중대선거구제가 시범 도입된다. 이에 따라 광주시의회 지역구 의원 정수는 기존 20명에서 24명으로 4명 증원된다.
문제는 이 정도의 ‘찔끔’ 증원으로는 광주와 전남 간의 인구 대비 대표성 격차를 좁히기에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통합의회 전체 정수 91명 중 전남은 63석(지역구 55석)을 차지하는 반면, 광주는 28석(지역구 24석)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 전남 의원 1명이 약 2만9천명을 대변할 때 광주 의원 1명은 약 5만3천명을 대변해야 한다. 4명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광주 유권자의 한 표 가치는 여전히 전남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정한 인구 편차 허용 한계(2대1)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선거 이후 당선 무효 소송 등 법적 분쟁의 불씨를 남겼다.
이러한 구조적 모순은 정치권의 파장을 일으켰다.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최종 후보로 선출된 민형배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기권표’를 던졌다. 광주·전남 의원 중 유일한 반대 의사 표시다.
민 의원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라는 정치 개혁의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광역의원 정수 조정이 단 4명 증원에 그쳐 통합에 따른 현저한 대의성 불균형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고 기권 사유를 밝혔다.
통합특별시의 초대 수장을 노리는 민 의원의 입장에서 광주권역이 통합의회 내에서 ‘소수파’로 전락하는 상황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특히 의석수 불균형은 단순한 대의성 문제를 넘어,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실질적인 ‘자원 배분 전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통합특별시의회는 예산 심의권과 국가 이양 사무 처리 권한을 갖게 된다. 의석수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전남 출신 의원들이 농어촌 인프라 확충과 지방 소멸 대응을 우선시할 경우, 광주가 전략적으로 추진해 온 AI, 반도체, 모빌리티 등 미래 첨단 산업 예산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광주 지역 사회를 덮고 있다.
실제 통합 이후 주청사 위치 선정, 균형발전기금 배분 비율 등을 두고 ‘도시(광주)’와 ‘농어촌(전남)’ 간의 시각차는 극명한 상황이다. 당장 전남지역에서 “인구가 아닌 면적과 낙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만큼 통합특별시 출범 초기부터 양 지역 간 사활을 건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통합특별시의회 91인 체제로는 통합특별시의 연착륙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2028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연계해 광역의원 정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재획정 특별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대안까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7월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의회는 2배에 가까운 인구 편차라는 ‘헌법적 뇌관’을 안고 첫 발을 뗀다”며 “불균형을 공정하게 보정하고 도농 간의 자원 배분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정치적 합의와 제도적 보완이 통합특별시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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