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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느 록 마니아 청년의 인천음악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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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6 19면
‘록 성지’ 인천, 그룹 크래쉬·이소라 등 배출
박찬대 시장 핵심공약 ‘제·문·부 프로젝트’
콘텐츠 토양 발전… 그시절 음악적 세례 보답
신승열 인천시 기획조정실장
이제 임기를 막 시작한 박찬대 시정의 핵심 사업 중 하나가 제·문·부 프로젝트입니다. 제물포 원도심, 문학 경기장, 부평 캠프마켓을 활성화하는 균형발전 전략이지요. 이 중 부평 캠프마켓은 미군의 군수기지로 쓰이던 곳이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지 3년 차가 되어갑니다. 아직 대부분 지역이 출입이 통제된 가운데 변신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도 방문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인천음악창작소’입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으로 기획조정실장으로 가능한 많은 현장을 찾고 있는 저도 취임 초에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인천음악창작소에는 인천 록(Rock) 음악의 역사를 소개해놓은 전시물이 있는데 제게 익숙한 밴드인 백두산, 블랙홀, 사하라, 티삼스 등이 언급되어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저는 대학교 재학 당시 공부에는 뜻이 없는 음악 마니아였고 당시 인천은 유명 밴드들을 배출하며 이른바 ‘인천 록’이라는 큰 흐름을 만들어온 지역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밝히자면 1990년대 당시 록 마니아들에게 최고의 밴드로 칭송받던 메탈그룹 크래쉬(Crash)는 인천 출신 밴드로 알려졌습니다. 그들의 팬인 저 역시 그렇게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 밴드의 리더 안흥찬씨가 이후 밝힌 바에 따르면 멤버는 전부 서울 출신이었지만 앨범을 만들며 록 음악의 중심지인 인천에서 오랫동안 작업을 하다 보니 인천 출신으로 알려졌다고 하네요. 그만큼 당시 인천은 록 음악인들의 요람 역할을 해온 ‘음악의 어머니’ 같은 곳이었고 인천음악창작소는 지금 그 맥을 잇고 있는 소중한 장소입니다.
인천 음악인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요. 최근 7년만에 복귀 뉴스가 나온 국대급 가수 이소라씨가 솔로 가수 데뷔 전 인천에서 활동했다는 것은 아마 잘 모르실 겁니다. 이소라씨는 1993년 인천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재즈그룹 ‘낯선 사람들’ 1집으로 데뷔했습니다. 풋풋한 20대 인천 대학생들이 만든 이 앨범은 아마추어 수준을 아득하게 뛰어넘는 빼어난 완성도로 당시 음악 애호가와 평론가들에게 엄청난 찬사를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90년대를 빛낸 명반 50’이라는 책을 2005년에 저술한 적이 있습니다. 네 명의 필자가 1990년대 우리나라 대중음악 최고의 음반 50장을 선정하고 리뷰를 수록한 책인데, 그 50장 중 ‘낯선 사람들’ 음반의 리뷰는 제가 썼습니다. 또한 저는 두 번 ‘대한민국 100대 명반’을 뽑는 선정위원을 하기도 했는데 두 번 모두 ‘낯선 사람들’을 최상위권으로 추천했습니다.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음반인지라 꼭 한 번 들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예전처럼 구하기 어렵지도 않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다 있으니까요(참 세상이 좋아졌습니다).
이처럼 인천은 음악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도시입니다. 1999년 록 스피릿(Rock Spirit) 충만한 청년이던 저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시간을 쪼개 제1회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을 찾았습니다. 눈을 뜨고 있기도 힘든 폭우에 공연장인 송도 해변가는 진흙밭이 되었고, 감전의 위험으로 상당수의 공연팀들이 공연을 포기하는 와중에도 위에 언급한 크래쉬 같은 팀은 그 폭우를 무릅쓰고 무대에 서서 열창을 했습니다. 그리고 피끓던 청년 관객들은 그 난장판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넘어져 진흙투성이가 되어서도 환호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전설이 된 이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은 현재 대한민국의 대표 록 페스티벌인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로 이어져 록 마니아들을 여름마다 인천으로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모두에 말씀드린 제·문·부 프로젝트 중 문학 경기장은 신임 박찬대 시장의 또 하나의 핵심공약인 ABC+E 중 C 즉 Culture의 핵심지역이기도 합니다. 향후 문학 경기장은 K-컬처 스타디움과 문화, 콘텐츠산업 집적지로 재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대중음악의 어머니로 많은 음악인을 배출해 온 인천의 음악적 토양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인천 사람들이 만든 음악을 들으며 음악적 감성을 키워왔던 20대 청년이 어느새 반백의 중년이 되어 이제 인천의 음악을 발전시키는데 작은 역할이나마 맡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 받았던 인천의 음악적 세례에 이렇게 보답할 수 있게 되어 정말로 기쁩니다.
/신승열 인천시 기획조정실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인천시 기획조정실장
균형발전 전략
인천음악창작소
박찬대
부평 캠프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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