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승환 LS증권 이사. [출처=유튜브 채널 '지식한상' 캡처]
국내 증시를 뒤흔든 급락 국면이 일단 고비를 넘겼다는 진단이 나왔다. 레버리지 투자에 따른 강제 청산이 상당 부분 마무리된 데다 인공지능(AI) 투자를 둘러싼 반도체 수요 우려도 과도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변동성이 큰 종목에 자산이 집중된 투자자는 비중을 절반 이하로 낮추고 금과 고배당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뒤따랐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지식한상'에 출연해 "폭락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국내 증시가 급등보다는 완만한 회복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 신용자금 11조원 이탈…급매물 압력 완화
염 이사는 지난달 증시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과 레버리지 투자자의 강제 청산을 꼽았다.
증시 상승기에 빠르게 불어난 신용거래 자금이 주가 급락과 함께 반대매매로 쏟아지면서 낙폭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투자자가 빌린 돈으로 주식을 매수한 뒤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다.
염 이사에 따르면 지난 5~6월 약 38조원까지 불어났던 신용거래 잔고는 최근 27조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단기간에 약 11조원의 신용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그는 급락 과정에서 레버리지 투자자의 급한 매물이 상당 부분 정리된 만큼 추가적인 강제 매도가 시장을 다시 크게 압박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증시 반등과 함께 신용융자 잔고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레버리지 자금이 빠르게 재유입될 경우 증시가 재차 흔들릴 때 반대매매가 낙폭을 키우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 "AI 반도체 수요, 일회성 아닌 계단식 성장"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도 지나치게 앞서갔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 가능성을 제시한 데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AI 투자 규모가 정점을 통과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고점에 가까워졌다는 경계감이 확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메모리 기업의 주가가 비메모리 기업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배경이다.
염 이사는 AI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반도체 수요를 스마트폰 보급기에 나타났던 과거 수요 사이클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은 보급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지만, AI 데이터센터는 시설이 추가로 건설될 때마다 반도체 수요가 계단식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 발표를 통해 AI 관련 자본지출 확대 방침을 잇달아 밝히고 있다는 점도 반도체 업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지난달 반도체주 변동성이 워낙 컸던 만큼 주가가 곧바로 급등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반도체 쏠림 줄이고 전력·조선으로 분산
향후 주목할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함께 전력 인프라, 조선이 제시됐다. 미국 전력망의 노후화로 교체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확산까지 맞물리면서 초고압 변압기와 전선 등의 공급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적으로 관련 설비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제한적이고 수주부터 납품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국내 전력기기 기업에 유리한 환경으로 평가됐다.
조선업 역시 이미 확보한 수주 물량이 실적으로 전환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선박 교체와 친환경 선박 발주가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 성장 업종으로 거론됐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성장주에 자산 대부분을 투자한 경우에는 비중 조정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특정 고변동성 종목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80%를 차지한다면 이를 최소 50%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줄인 비중은 금이나 은행주를 비롯한 고배당주로 분산해 증시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다. 결국 8월 증시가 회복세에 들어서더라도 급등주를 다시 추격하기보다는 반도체와 전력·조선, 안전자산을 함께 담는 균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