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유엔 총회서 안보 협정 서명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에 지난 19일(현지시간) ‘그린란드는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에 미군 주둔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린란드를 미국에 병합하겠다는 기존 구상에서 물러난 내용으로,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이를 환영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SNS에 “덴마크·그린란드와 그린란드의 안보 및 기타 필요 사항에 관해 미국이 영구적 통제권을 갖도록 하는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즉시 그린란드에 대규모 군사 주둔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며 “그린란드 주민들과 함께 개발과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썼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성명에서 “이번 합의는 그린란드에 대한 우리의 국가 안보 우려를 영구적이고 완벽하게 해소한다”고 밝혔다.
이후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공동성명을 통해 다음주 유엔 총회에서 그린란드·덴마크·미국이 북극 및 북대서양 지역 안보를 강화하는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번 협정은 덴마크의 주권과 영토 보전, 그린란드 국민의 자결권을 인정하는 협정”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번 합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비회원국의 그린란드 내 기지 설치 금지와 미국의 적대국들이 그린란드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이 조항들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그린란드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병합하겠다는 기존 구상과 거리가 있는 이번 합의가 기존 협정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덴마크가 1951년 체결하고 2004년 보완한 기존 협정은 이미 미국이 그린란드에서 병력 주둔을 확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현재 그린란드의 피투피크 우주기지에는 미군 약 150명이 주둔하고 있다. 덴마크는 나토의 적대국들이 그린란드의 희토류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막아왔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투자를 허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향한 야욕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나온다. 미켈 베드비 라스무센 코펜하겐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에 대한 야망의 끝은 아닐 것이며 이 영토와 그 자원에 관한 미국의 전략적 관심의 끝도 아닐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9일 이번 합의를 두고 “덴마크의 주권을 재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는 우리가 요구했던 것이므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나토도 “이번 합의가 이 중요한 지역의 안보, 안정 및 협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후 무력 사용까지 시사하며 미국이 그린란드를 병합해야 한다고 말해 그린란드 주민들과 유럽 나토 동맹국들의 반발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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