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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굿모닝 예향] 남도 체험로드-장성 축령산과 황룡강

전남과 전북의 경계를 이루는 노령 지맥에 보석처럼 숨겨진 장성 축령산 편백숲. 숲에 들어서는 순간 알싸한 피톤치드 향이 훅 끼쳐온다. 빽빽한 나무 사이를 느긋하게 거닐다 보면 도심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가 거짓말처럼 날아간다. 그저 숲에서 끝난다면 아쉽다.

[굿모닝 예향] 남도 체험로드-장성 축령산과 황룡강

[굿모닝 예향] 남도 체험로드-장성 축령산과 황룡강

숲이 건네는 위로, 걷고 호흡하며 만끽…장성 편백숲·치유의 숲·축령산

강변 길섶마다 숨겨진 재미…황룡강 생태공원, 장성호수변길

2026년 08월 31일(월) 13:50

하늘에서 바라 본 장성 편백나무 숲. /최현배 기자

전남과 전북의 경계를 이루는 노령 지맥에 보석처럼 숨겨진 장성 축령산 편백숲. 숲에 들어서는 순간 알싸한 피톤치드 향이 훅 끼쳐온다. 빽빽한 나무 사이를 느긋하게 거닐다 보면 도심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가 거짓말처럼 날아간다. 그저 숲에서 끝난다면 아쉽다. 사계절 내내 알록달록 다채로운 풍경과 재미난 테마로 눈을 즐겁게 하는 황룡강도 기다리고 있다.

◇장성 편백숲, 국립 장성 치유의 숲, 축령산

바쁜 일상과 숨 막히는 도시의 소음 속에서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초록의 청량함으로 가득 찬 숲만큼 완벽한 휴식처가 있을까.

‘국립 장성 치유의 숲’이 자리한 축령산(621.6m)에는 가지런히 자란 빽빽한 침엽수들이 비온 뒤 맑게 갠 하늘처럼 시원한 풍경을 선사한다.

장성 편백치유의 숲 하늘숲길.

이곳에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낙엽송, 테다 및 리기다 소나무 등 수령 4~50년생의 울창한 침엽수림이 무려 779ha에 달하는 널찍한 면적을 가득 채우고 있다. 여기에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같은 천연림이 주변을 포근하게 둘러싸고 있어 숲의 깊이를 더한다. 이 인공수림 사이로 산의 7부 능선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임도에 들어서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숲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보존하고 방문객들이 방해받지 않고 쾌적하게 산림욕을 즐길 수 있도록 축령산 내 도로는 차량 통행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차 소리 대신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가득한 온전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비결이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모암 산촌생태마을 인근에 마련된 모암리 임시주차장에 차를 편하게 세두고 걸어 올라가면 된다.

숲길을 걷다 보면 은은하게 코끝을 스치는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있다. 나무가 발산하는 미량의 테르펜 성분, ‘피톤치드’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살충, 항균, 물질이지만, 사람에게는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고 생리적·심리적 활성을 돕는 최고의 보약이 된다.

국립장성숲체원에는 방장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하늘데크,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등이 마련돼 있다. 재잘재잘길, 햇살좋은길, 편백향가득길, 들국화길 등 7가지 테마의 장성 숲체원길도 있다.

데크길을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곤충호텔.

숲속 곳곳에는 무분별한 환경파괴에 고통받는 곤충들을 위한 ‘곤충호텔’이 설치돼 있어 눈길을 끈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하게 잠을 자고, 여름에는 그늘 아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벽돌과 기와에는 달팽이류, 딱정벌레가, 통나무에는 사슴벌레와 하늘소가, 마른 풀과 낙엽에는 콩벌레가, 솔방울에는 무당벌레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국내 최대 난대 조림 성공지인 장성 편백숲은 방문객들이 숲의 보건 의학적 치유 기능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총 258ha 면적에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요가, 명상, 향기요법 등 심신의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과 함께 내 취향과 체력에 맞춰 골라 걷기 좋은 4개의 아름다운 숲길이 조성돼 있다.

‘숲내음숲길’(2.2km, 약 1시간 10분 소요)에서는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푹신한 편백칩 산책로가 발을 반겨주고, 사방에서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내음이 솔솔 풍겨와 걷는 내내 코가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국립 장성 치유의 숲 속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 숲에 마련된 쉼터.

1.9km 길이의 ‘산소숲길’(약 1시간 소요)에서는 숲의 치유 필드에 자라는 다양한 약용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2.9km 길이의 ‘건강숲길’은 축령산의 주 능선을 잇는다. 조금 땀을 흘리며 축령산 전망대에 오르면 눈앞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장엄한 편백숲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1시간 20분이 소요되는 ‘하늘숲길’(2.7km)에는 편백나무 사이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하늘바라기 쉼터’가 마련돼 있어 잠시 누워 하늘과 숲을 감상하기에 좋다.

축령산은 접근하는 방면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줘 여행 동선을 미리 잘 짜야 한다. 광주에서 출발할 경우 접근할 수 있는 기점은 서삼면 추암리 괴정마을, 서삼면 대덕리 대곡마을, 서삼면 모암리 모암마을, 북일면 금곡마을 등 크게 네 방면이다.

◇황룡강 생태공원, 장성호수변길

황룡강 수변길을 따라 걷다보면 계절따라 피어난 꽃,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숲이 건네는 위로를 만끽했다면 이번에는 장성이 자랑하는 또 다른 매력인 맑은 물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겨볼 차례다. 장성은 거대한 호수와 비단처럼 흐르는 강줄기가 어우러진 잔잔하면서도 역동적인 물의 도시다. 최근 장성군이 군민과 관광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새롭게 확정한 ‘장성 관광명소’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두 곳, 바로 ‘황룡강 생태공원’과 ‘장성호 수변길’이 그 주인공이다.

장성군 북하면에서 시작해 광산구까지 이어지는 황룡강은 생태계의 보물창고다. 해오라기와 쇠백로가 한가로이 거닐고, 맑은 물속에는 버들치와 갈겨니가 유영하며 물풀과 함께 조화로운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전체 61.9km의 물줄기 중 장성군을 지나는 32.8km 구간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데, 특히 황룡강 둔치에 피어나는 노란 유채꽃과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분수를 바라보며 걷는 길은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선사한다.

황룡강 수변길에 설치된 용작교.

단순한 자연 강변이었던 이곳은 이제 장성의 정원 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야외무대와 신나는 음악분수가 어우러진 황룡정원을 시작으로 홍담정원, 청백리정원, 작가정원, 주민참여정원 등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뽐내는 주제 정원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조금 더 상류로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황미르랜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와 시원한 물놀이 시설, 최근 건강 트렌드로 각광받는 맨발 황톳길까지 잘 갖추고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주말 나들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황룡강 생태공원을 걷다 보면 어디선가 웅장한 물소리가 귓가를 때린다. 황룡강 맞은편, 장성읍 기산리 안산둘레길 아래에 자리 잡은 ‘황룡강 폭포’가 내는 소리다. 지난 2022년에 조성된 이 인공폭포는 장성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황룡강 정원. 파란색 아치형 구조물과 함께 잔디밭 위에 알조명이 조성된 공간.

폭포 하단에 마련된 관람 데크는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이들로 늘 활기가 넘친다. 특히 이곳의 숨은 재미는 폭포 안쪽에 숨겨진 동굴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거세게 쏟아지는 폭포수 안쪽에서 바깥 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르고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축령산 편백숲과 함께 장성이 내세우는 최고의 치유 여행지가 바로 ‘장성호 수변길’이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호숫가를 따라 정성스럽게 조성된 나무 데크 길을 거닐다 보면 마음을 짓누르던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장성댐을 기점으로 수변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으로 향하면 다이내믹한 재미가 가득한 ‘출렁길’이, 오른쪽으로 향하면 온전히 자연과 조우할 수 있는 고요한 ‘숲속길’이 펼쳐진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한적하게 사색을 즐기고 싶다면 울창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는 숲속길이 제격이다. 걷는 재미와 짜릿한 스릴을 함께 느끼고 싶다면 출렁길이 답이다. 출렁길 중간에는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2개의 거대한 출렁다리가 놓여 있어, 다리 위를 걸을 때마다 발밑으로 출렁이는 푸른 호수의 아찔함을 만끽할 수 있다.

/김다인·김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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