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2022년 데자뷔? 유가 급등에 '추경 카드' 전격 가동'핀셋 지원'으로 물가 잡기 총력전…또 '산소호흡기'에 그칠까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추경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정부는 오는 3월 말 국회 제출을 위한 추경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추경은 적자 국채 발행 없이 추가 세수를 토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관가에선 이번 추경이 2022년 윤석열 정부의 첫 추경과 환경이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물가 불안 상황과 초과 세수 등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당시 대규모 추경이 '반짝 효과'에 그쳤던 만큼 '핀셋 지원'으로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적자 국채' 없는 추경, 반도체가 쏘아 올린 '세수 풍년'16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중동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이날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중소벤처기업부 등과 2차 회의를 갖고 "정부는 지난 주말부터 예산 편성 작업에 착수했으며 주말 없이 작업을 진행해 3월 말까지 추경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서두르기로 했다"고 밝혔다.이번 추경은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조치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가파른 유류비 상승에 따른 재정 지원 검토를 언급하며 "가능하면 양극화 완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유류세 인하를 일률적으로 하기보다는 취약계층 직접 지원 등으로 차등적으로 하는 게 어떨까 싶다"며 "소비자 직접 지원을 하려면 추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재정 지원이나 소상공인 지원이나 한계기업 지원 등을 하려 해도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 기존에 있는 예산 가지고는 아마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기에 추경을 해야 할 상황 같다"고 진단했다.지난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선 "추경을 편성하기로 결정하고 나면 빠르게 한다고 하는 것이 1~2달씩 걸리는 것이 기존의 관행인 것 같다"며 "어렵더라도 밤새서 편성하라"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이번 추경은 추가 국채 발행 없는 초과세수 세입경정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본격 시작된 반도체 호황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으로 법인세 세수가 더 걷힐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2조9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보다 이익규모가 2배 이상 늘었고, 삼성전자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규모가 45조2000억원으로 31% 가량 증가했다. 두 회사 실적 호조만으로 법인세가 5조3000억원가량 더 걷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거래세 세수도 예상치를 상회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 호조에 세율 인상 등이 맞물려 예상치(5조4000억원)보다 5조원가량 추가로 걷힐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초과세수를 예상하며 "국채 발행 없이 추경 편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추경 규모는 당초 거론되던 10조원 수준을 넘어 최대 20조원 안팎까지 올라갈 것이란 관측이다.시장에선 이번 추경이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의 첫 추경과 환경이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당시에도 윤석열 정부는 53조원의 추가 세수를 바탕으로 62조원 규모의 대규모 추경을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법인세가 약 29조원 늘어났고, 부동산 시장 과열로 양도소득세는 12조원 가깝게 증가하는 등 세수에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채 발행 없이 추경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대외적인 상황도 비슷하다. 2022년 2월 러·우 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뛰어올랐다. 덩달아 물가도 요동쳤다. 추경안 처리 직후인 2022년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0%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현재와 유사한 상황이다.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 급등으로 번지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추경을 서둘러 진행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지난 1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를 찾은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반짝 효과 그친 '62조원' 추경, 이번엔 다를까2022년 역대급 추경 집행 이후 물가 급등세는 잦아졌다. 2022년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3%로 정점을 찍고 연말까지 5%대를 유지했다. 시장에선 국채 발행 없이 추경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과도하게 유동성이 풀리지 않아 그나마 물가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다만 23조원에 달했던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전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당시 윤석열 정부는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371만 명에게 600만∼1000만원을 지급했다. 아울러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도 병행했다. 이로 인해 2022년 폐업자 수는 약 86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당시 지원이 '산소호흡기'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듬해인 2023년 폐업자 수가 91만 명으로 반등했기 때문이다. 재정 지원이 사라지고 금리가 인상된 영향이다.이런 이유로 이번 '벚꽃 추경'은 취약 계층 등 꼭 필요한 분야를 대상으로 한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 투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정부도 고유가·고물가에 따른 민생과 기업의 신속한 피해 지원이 이번 추경의 목적인 만큼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기획예산처는 고유가 대응을 위한 물류·유류비 부담 경감, 서민·소상공인·농어민 등 민생 안정, 피해 수출기업 지원 사업 등을 추경 편성의 우선순위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최종 정부안에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문화예술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추경을 해서라도 문화예술 토대를 살려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편성 막판엔 다른 분야의 지원 방안도 포함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국채 발행 없는 '벚꽃 추경'…尹정부 때와 다른 점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2조9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보다 이익규모가 2배 이상 늘었고, 삼성전자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규모가 45조2000억원으로 31% 가량 증가했다. 두 회사 실적 호조만으로 법인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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