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여덟 번째부터)이억원 금융위원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11일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출처=금융위 ]
대한민국이 인공지능(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거대한 자본의 흐름이 시작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열린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서 국내 대표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를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 2호 기업으로 선정, 총 5600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글로벌 빅테크에 맞서 대한민국의 독자적인 AI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소버린 AI' 전략의 핵심 신호탄이다.
◆'유니콘' 업스테이지, 소버린 AI의 심장으로 우뚝 서다
이번 투자의 주인공인 업스테이지는 기업과 정부를 대상으로 한 AI 솔루션 및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이다. 이미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도 벤처·중소기업 중 유일하게 1차 평가를 통과하며 그 실력을 입증했다.
이번에 승인된 5,600억 원 중 첨단전략산업기금 1,000억 원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자금은 업스테이지의 차세대 AI 모델 개발에 집중 투입된다. 금융위는 국내 창업 기술벤처의 성공적인 성장 모델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포털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고, 한국어에 특화된 모델의 성능을 더욱 정교화하여 '한국형 AI'의 자존심을 세울 계획이다.
◆국가 AI 인프라의 혁신, 전남 해남에 'AI 데이터센터' 세운다
자본뿐만 아니라 인프라 구축에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다.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데이터센터파크에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건설하기 위한 지분투자가 승인되었다. 이는 민관 합동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여 추진되는 메가 프로젝트로, 첨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 센터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첨단 AI 반도체 1만 5천 장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번 출자 승인으로 4,000억 원 규모의 SPC 자본금 재원 조달이 확정되었으며, 향후 최대 2조 원 규모의 대출까지 추진하여 세계적 수준의 컴퓨팅 인프라를 완성할 방침이다.
◆공급망 안정과 미래 산업 선점...음극재, 바이오, 반도체 가스 지원
국민성장펀드의 지원은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와 제조 공급망 전반을 아우른다.
우선 이차전지 핵심 소재 국산화를 추진한다. 포스코퓨처엠의 자회사 '퓨처그라프'에 첨단전략산업기금 2000억 원을 포함한 총 2500억 원 규모의 저리 대출이 지원된다. 퓨처그라프는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연간 3만7000톤 규모의 구형 흑연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천연흑연 음극재 약 3만 3천 톤을 생산하여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예정이다.
K-바이오의 글로벌 도약도 꾀한다. 중견기업 '에스티젠바이오'에는 바이오시밀러 생산 시설 확충을 위해 850억 원(첨단산업기금 650억 원) 규모의 장기·저리 대출이 승인되었다. 이를 통해 원료의약품(DS)과 완제의약품(DP) 생산 능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인다.
반도체 소재의 지역 강소기업 육성도 추진한다. 울산 소재의 반도체 공정용 불화수소가스 생산 기업 '후성'에는 지역 소재 기업 간소화 절차를 적용해 165억 원의 저리 대출을 지원한다. 이는 반도체 핵심 소재의 안정적 수급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다.
◆8조4000억원의 거대 자금, 대한민국 산업의 지형 변화 이끌어
국민성장펀드는 올해 4월까지 누적 11건의 사업에 대해 총 8조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승인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는 앞으로도 산업 파급효과가 크고 정책적 의미가 깊은 사업들을 선별하여 주기적으로 '메가 프로젝트'로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양한 자금 수요에 상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첨단 산업들이 적기에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기술 패권 시대에 대한민국이 자립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차전지와 바이오 등 핵심 전략 산업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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