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주춤하자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한국 증시 관련 고(高)레버리지 선물 상품으로 거대한 자금이 쏠리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대형 투자자, 이른바 '큰손'들이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보다는 강력한 'V자 반등'에 거액을 베팅하고 나선 것이다.
◆미결제약정 폭발… 바이낸스 거래량 상위권 싹쓸이
17일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데이터에 따르면, 'MSCI 코리아 25/5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ETF(KORU)의 무기한 선물 상품인 'KORUUSDT'와 SK하이닉스 기반의 'SKHYNIXUSDT'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6일 기준 미결제약정 규모는 각각 약 1,561억 원(1억 1,583만 USDT)과 7,363억 원(5억 4,622만 USDT)에 달한다. 미결제약정의 급증은 청산되지 않은 선물 계약이 쌓이며 시장 참여자들의 신규 자금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었음을 뜻한다.
특히 코스피가 약세로 돌아선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KORUUSDT의 미결제약정은 기존 대비 2~3배 이상 급증했으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SAMSUNGUSDT) 관련 선물 상품 역시 동일한 시점에 자금이 대거 몰렸다. 거래량 면에서도 SKHYNIXUSDT와 KORUUSDT는 바이낸스 전체 선물 시장에서 각각 2위와 5위를 차지하는 등 이례적인 과열 양상을 보였다.
◆큰손 10명 중 9명 "지금이 바닥"… 롱(상승) 포지션 압도
더욱 주목할 점은 이들 투자자의 포지션 방향성이다. 바이낸스 증거금 잔액 기준 상위 20%에 해당하는 주요 계정의 포지션을 분석한 결과, 상승(롱)을 선택한 비율이 독점적인 수준에 달했다.
KORUUSDT: 상승 베팅 91.24% vs 하락 베팅 8.76%
SKHYNIXUSDT: 상승 베팅 92.53% vs 하락 베팅 7.47%
SAMSUNGUSDT: 상승 베팅 85.69% (한 달 내 최고치)
이달 초만 해도 상승과 하락 전망이 팽팽히 맞섰으나, 코스피가 조정을 받기 시작한 13~14일을 기점으로 상승 베팅 비율이 90%를 돌파했다. 국내 증시의 향방을 두고 국내외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해외 무기한 선물 시장에는 강한 낙관론이 판을 치고 있는 셈이다.
◆고위험 고수익 베팅… 금융당국은 "투자 주의" 경고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센터장은 "선물 시장의 미결제약정과 거래량이 동시에 급증했다는 것은 국내 증시가 해외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변동성 높은 주요 투자 자산으로 정착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무기한 선물 거래는 기초자산 흐름에 최대 50배에 달하는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고위험 상품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무기한 선물이 초고위험 투자 구조를 가져 순식간에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는 데다, 국내법상 투자자 보호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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