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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광화문 연단에 선 청년 라이더…"비용은 법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배달앱 수수료가 비싸니까 법으로 수수료를 정해서 낮추자? 그렇다면 정작 그 비용은 누가 부담하게 될지 논의는 했습니까?"

정무위에 '수수료 상한제' 도입 법안 발의돼

라이더·소비자·소상공인에 비용 전가 우려

"규제의 형평성·시장경제 원리에 반해" 지적

소비자 73% 상생협의 논의 존재도 몰라

"배달앱 수수료가 비싸니까 법으로 수수료를 정해서 낮추자? 그렇다면 정작 그 비용은 누가 부담하게 될지 논의는 했습니까?"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개천절 청년 보수단체 집회에서 경제 분야 관련 발언을 위해 연단에 오른 한 20대 청년은 이렇게 물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개천절 청년 보수단체 집회에서 경제 분야 관련 발언에 나선 20대 배달라이더 강모씨가 민주당의 '배달 수수료 상한제' 도입 움직임을 비판하고 있다. 주최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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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수수료 규제, 청년 라이더·소비자·소상공인에 비용 전가

창업 자금을 모으기 위해 배달라이더로 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강모씨는 "대한민국에서 청년이 열심히 일하면, 정말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질 수 있습니까? 취업문은 좁아지고, 집값과 생활비 부담 속에서 내 집 마련과 결혼, 창업이라는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민주당은 온플법(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음플법(음식점 배달플랫폼 공정화법)이라는 규제법들을 줄줄이 내놓으며 상인분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겠다고 한다"며 "이제는 시장 경제를 무너트리고, 청년 밥상, 그리고 자본주의까지도 망가뜨리려는 겁니까?"라고 했다.

강씨는 "배달앱 수수료를 규제한다고 해서 비용이 사라지는 겁니까?"라며 "경제의 기본 원리는 간단하다. 비용은 법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누군가는 그 비용을 짊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차 감소, 프로모션 축소, 신규 채용 등 다양한 형태로 청년 라이더를 힘들게 하진 않을지 검토했습니까? 할인 혜택 감소, 배달비 상승, 서비스 축소로 청년 소비자를 어렵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해봤습니까? 그리고 주문 자체가 줄어 결국 소상공인에게 다시 피해가 돌아가지는 않는지 충분히 검증했습니까?"라며 "부동산 정책처럼 또 가격 폭등시키려는 겁니까?"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씨는 "국민의힘에 요구한다"며 "청년이 원하는 것은 오늘 하루를 버틸 돈만이 아니다. 내일을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돌려달라"고 했다.

이날 집회는 참가 청년들의 정부 정책 비판 결의문 낭독과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격려 연설로 마무리됐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개천절 청년 보수단체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주최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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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플랫폼은 다면시장…"비용의 상한보다 비용의 이동을 봐야"

강씨가 던진 질문에 대해서는 앞서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우려를 표했다.

배달비 상한제 등 규제가 당장은 입점업체의 비용 절감 효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비용이 배달라이더나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고, 결국엔 소상공인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일률적인 수수료 상한제로 인한 풍선효과의 발생 가능성을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을 제안한 바 있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민주당 이강일 의원과 김남근 의원이 각각 발의한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과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등에 관한 법률안',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일부개정 법률안' 등 배달 수수료 상한제와 관련한 법안 3건이 발의돼 있다.

세부 내용에는 차이가 있지만 핵심은

배달플랫폼 사업자가 입점업체에 부과하는 중개수수료나 결제수수료, 배달비, 광고비 등 합계의 상한을 해당 주문에 따른 매출액의 15% 미만 등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여의도에서 열린 '배달플랫폼 규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합리적인 제도 설계 방안 토론회'에서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플랫폼 규제, 비용의 상한보다 비용의 이동을 보아야'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당시 이 교수는 "배달플랫폼은 하나의 비용을 조정하면 그 영향이 상점의 가격, 소비자의 배달비, 배달 종사자의 소득으로 이어지는 다면시장"이라며 "규제의 효과는 특정 사업자의 비용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며, 규제 이후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얼마를 지불하는지, 어떤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지, 그 결과 시장의 수요가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규제의 기준은 수수료율이 아니라 최종 소비자 후생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개천절 청년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음플법(음식점 배달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에 반대하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주최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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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검토보고서 "규제의 형평성·시장경제 원리에 反" 우려…쿠팡 대상 적용 통상마찰 가능성도

배달비 상한 규제의 여러 가지 문제들은 국회 내부 검토를 통해서도 지적된 바 있다.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된 위 3개 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이모 전문위원은 "'규제의 형평성' 측면에서 양면시장과 교차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확대하고 불공정거래 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 것은 (음식)배달플랫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입점 사업자와의 수수료 갈등도 (음식)배달플랫폼 이외의 다양한 플랫폼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배달플랫폼만 별도의 입법을 통해 규제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적 의견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전문위원은 "수수료 규제가 시장경제 원리에 반하는 부당한 가격 개입이라는 등 일부 규제가 과잉금지의 원칙, 영업의 자유 및 시장경제 원리에 반한다는 일부 의견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달비에 상·하한을 두면 음식 배달 종사자와 규제를 받지 않는 퀵서비스 등 다른 종사자 사이에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관련 협회의 의견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문위원은 이들 법안이 통상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해당 위원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플랫폼 규제 입법에 대해 미국 측이 꾸준하게 비관세장벽이라는 문제를 제기해 온 만큼 제정안과 일부개정 법률안에 대해서도 같은 시각에서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수수료 상한제 등 비교적 강도 높은 규제를 정책수단으로 채택하면서도 규제의 대상은 대기업 또는 거래 규모를 고려해 차등 적용을 하고 있는데, 이 경우 쿠팡과 같이 비교적 규모가 큰 미국 기업에 대해 개정안의 규제가 적용되므로 통상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도 "플랫폼 규제는 미국 의회, 정부, 업계의 관심이 큰 사안으로서 해당 법안들이 통상분쟁의 소재가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는 올해 1월 예산안 보고서에서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법이 미국 기술 기업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우려를 명시했고, 미국의 통상 교섭과 국제 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의 온라인 플래폼법 입법 추진 등 디지털 규제를 대표적인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거론한 바 있다. 올해 초 여한구 당시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찾아 "국내 규제가 특정 국가나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리스크 관리'에 나선 배경이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개천절 청년 보수단체 집회에서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격려 연설을 하고 있다. 주최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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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10명 중 7명은 논의 존재도 몰라…보호 대상 입점업체도 "수수료만 보면 근본 대책 놓쳐"

소비자의 반응은 조사로 확인돼 있다. 한국소비자교육지원센터가 지난해 8월 배달앱 이용 소비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규제로 배달비를 추가 부담하게 되면 이용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70.3%, '무료 배달이 사라지면 주문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71.3%였다. 매장과 배달 가격이 다른 이중가격제를 경험한 소비자가 81.8%에 달해, 상점주들이 이미 배달 가격으로 수익을 보전하는 상황에서 배달비까지 오르면 소비자가 이중 부담을 지게 된다는 것이 센터의 분석이었다.

한편 소비자의 배달비 관련 정책 인지 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주도로 배달앱, 입점업체 상생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소비자는 26.7%에 불과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해 12월 성명을 통해 "논의 구조에 소비자 대표 참여를 확대하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

배달비 상한제를 통해 보호하려는 입점사업자 쪽에서도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가격 규제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경진 한국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은 지난달 열린 토론회에서 '배달시장 40조 시대, 지속가능한 성장과 상생의 해법 모색'을 주제로 발표하며 "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을 배달플랫폼 수수료라는 하나의 요인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현실의 비용 구조가 훨씬 복합적이다"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따라서 배달 수수료를 일정 부분 낮추는 것이 소상공인에게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 자영업의 구조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수수료 문제에 정책적 관심이 지나치게 집중될 경우 식자재비 절감, 인건비 부담 완화, 금융지원, 경영 효율화와 같은 보다 근본적인 자영업 지원 대책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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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정부 정책의 역할과 관련 "정부는 가격의 직접적인 결정자가 되기보다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플랫폼과 입점사업자 간 정보 비대칭을 줄이며,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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