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5·18 사적지인 옛 광주적십자병원 활용 방향을 확정하지 못해 사적지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사진은 12일 오후 광주 동구 불로동 내 옛 광주적십자병원 전경. /남도일보DB
옛 광주광역시권역의 상징성과 공공성이 큰 주요 숙원사업들이 행정통합에 따른 지방비 투입 지연과 사회적 합의 부족으로 국비를 확보하고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사업 지연이 우려 되는 사업은 옛 광주적십자병원 보존·활용 사업과 AI 디지털 노화산업 실증연구지원센터 구축사업이다.
먼저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의 ‘대동 정신’을 상징하는 옛 광주적십자병원(5·18 사적지 제11호) 보존·활용 사업은 오는 2028년까지 총사업비 290억원(국비 50%·지방비 50%)을 투입해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역사적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시는 2020년 지방채 50억원을 포함해 총 90억원을 들여 옛 광주적십자병원 부지를 매입했다. 이후 예산 부족으로 사업이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가 올해 국가예산이 반영되면서, 실시설계 연구용역비로 국비 4억 원을 겨우 확보했다. 아울러 내년도 사업비 38억원에 대한 국비 지원도 최근 정부에 요청했다. 지방비의 경우 올해 하반기 시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문제는 활용 방안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간 이견으로 확보한 예산을 제때 집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활용 방향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는 2023년부터 5·18기념재단 등 유관기관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활용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들은 응급실과 헌혈 공간 등 병원 핵심 시설의 원형 보존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AI 기반 트라우마센터 조성과 AR·VR 체험관, 헌혈센터 설치 등을 놓고는 여전히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가 늦어질 경우 추후 어렵게 확보한 예산을 제때 집행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화 데이터를 표준화해 의료기기 상용화를 지원하는 ‘AI 디지털 노화산업 실증연구지원센터’ 구축사업도 순탄치만은 않다.
동구와 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2030년까지 동구 선교지구 일대에 실증연구지원센터와 기업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사업비는 22억원(국비 16억원·지방비 6억원)으로, 이 가운데 10억원은 실증연구지원센터 건립에, 나머지 12억원은 노화 데이터 구축과 실증, 사업화 지원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국비 16억원은 지난해 정부 예산에 반영됐으며, 지방비 6억원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특별시의회 출범 이후 시 조직 정비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비 확보가 늦어질 경우 이미 확보한 국비 집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는 하반기 추경을 통해 지방비를 확보하는 대로 관련 절차를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전남광주 동구 관계자는 "추경이 확정되면 관련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두 사업 모두 미래산업 육성과 5·18 역사자산 보존이라는 공공성이 큰 만큼 확보한 국비를 적기에 집행할 수 있도록 지방비 편성과 후속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두 사업은 지역 미래산업 육성과 5·18 역사자산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상징성과 공공성이 큰 사업인 만큼, 어렵게 확보한 국비가 제때 집행될 수 있도록 지방비 편성과 후속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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