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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동락의 금리산책] 韓 기준금리 인상…시장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2.50%에서 0.25%포인트 높아진 2.75%가 됐다. 지난 5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공동락의 금리산책] 韓 기준금리 인상…시장금리는?

16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2.50%에서 0.25%포인트 높아진 2.75%가 됐다. 지난 5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외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통화 정책 이벤트였다. 단순히 한 나라의 기준금리 인상에 그치지 않고 상당수 중앙은행이 고민하고 있던 정책 행보와 궤적을 맞췄을 뿐만 아니라 환율 등 여타 금융 시장의 동향에도 적잖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이다.

사실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현재 금융 시장에서 반영된 수치를 기준으로 할 때 다른 국가들과의 인상 폭이나 인상 사이클 지속 기간 등의 측면에서 월등하게 차이를 두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 반영 중인 기준금리에 대한 1년 내재금리는 한국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내재금리는 1년 이후 기준금리가 어느 정도까지 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수치를 말한다. 미국의 경우 25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를 기준으로 1회를 조금 넘어서는 수준에서 인상이 예상되는 반면 한국은 4회 이상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단순히 물가 안정에만 목적을 둔 기준금리 인상이 아니라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인상이란 방향 자체가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앞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일정 수준 이상 사이클을 형성할 수 있음을 공공연하게 밝혀 왔다. 신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당시 “통화 정책을 할 때 가장 힘든 건 여러 목적이 상충되는 경우 어디로 갈지 모르는 딜레마가 있을 때인데 이번에는 예외적”이라며 “물가로 보나 성장으로 보나 환율, 부동산으로 보나 갈 길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기준금리 결정에서 점검해야 할 여건들이 모두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시사한다. 매우 매파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금융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는 물론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해를 넘겨 내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는 예상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한국은행이 표면적인 기준금리 인상의 논거로 지목된 물가 문제를 제외하고 과연 어떤 요인들로 인해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대한 예상이 확산되고 있을까. 이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물가와 항상 세트로 인식되는 성장이다. 사실 통상적으로 물가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할 때 이를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요소 중에 가장 큰 항목은 성장의 훼손이다. 물가를 잡으려고 기준금리를 올렸더니 그 여파로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현재 한국 경제는 이러한 통화 정책 경로상의 부정적인 연결고리를 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음에도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한국은행의 전망치를 기준으로 2.6%에 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전망치 상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올해의 높은 성장률이라는 기저효과에 대한 부담에도 내년 역시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률이 예측되고 있다. 금리를 올리면 성장률 훼손이 발생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탄탄한 성장 경로인 셈이다.

물론 반도체 경기와 수출의 힘입은 성장률 개선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종전까지 예상하기도 힘든 수준의 성장률 개선이 상당 기간에 걸쳐 이어진다고 할 때 통화당국이 구상 중인 기준금리 인상은 성장에 대한 우려가 아닌 오히려 고(高)성장에 대한 견제에 가깝다.

둘째, 부동산이나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견제다. 흔히 통화당국이 금융 안정 이슈라고 명명하는 부동산에 대한 통화당국의 대응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우 선명하게 부각된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광범위하게 확산됐지만 결국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못하고 간신히 동결을 유지한 결정적 이유는 부동산과 가계대출이었다.

그리고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금융 안정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제는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논거 중에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금융 안정은 앞서 언급한 물가나 성장에 비해서는 언급되는 빈도가 줄었지만 불과 1년 전에 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에서 현재 인상을 이끄는 요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셋째, 원·달러 환율 동향에 우리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결정이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는 점이다. 최근 3년간 글로벌 외환 시장에서의 환율 동향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는 강(强)달러, 내릴 때는 약(弱)달러라는 등식이 고스란히 부각됐다. 그 과정에서 다른 중앙은행들의 금리 결정이나 정책 대응은 환율에 미치는 파급 효과 자체가 거의 없었다.

더욱이 원·달러 환율은 달러에 대한 포지션 쏠림, 빠른 속도로 증가한 해외 투자 등과 맞물려 상승 폭이 컸다. 특히 기록적인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환율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다소 일방적이었던 구도가 이어졌다. 이에 한국은행은 물가뿐만 아니라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한 기준금리 인상을 강조함으로써 그간 크게 부각되지 못했던 한은발(發) 환율 동향의 변화를 꾀하고자 할 것이다.

이달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장은 당초 예상했던 통화 정책 이벤트가 진행된데 따른 불확실성 해소로 인해 당분간 조금이나마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시장금리 역시 일정 정도는 하향 안정화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한은이 현재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이는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은 이른바 “더 오래, 더 높이”(Higher for longer)일 확률이 높다. 전통적인 경계의 대상인 물가 외에 성장, 금융 안정, 환율 등이 일제히 인상에 필요한 제반 요건을 이례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개될 기준금리 인상의 폭과 기간은 깊고 꾸준할 전망이다.

한편 연준의 기준금리 논쟁은 일단 인하를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쪽으로 방향성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꾸준히 높은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금리 자체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차단하는 방파제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아직 다른 나라들과 같이 곧바로 금리 인상에 돌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 weeklyh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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