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플레이스 리뷰 개편 [사진: 네이버]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정부가 구글의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조건부 허가한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도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길찾기 경쟁력 보강 가능성이 커진 구글맵의 국내 영향력 확대에 대비해 기존 지도 서비스의 강점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6일 '네이버 플레이스(장소)'에 별점 리뷰를 재도입했다. 2021년 10월 악성 리뷰 문제로 폐지한 이후 처음이다. 별점 노출 여부는 사업주가 직접 선택하며 초기에는 작성자 본인과 사업주에게만 공개된다. 리뷰 작성 후 3개월 이내에만 수정을 허용하는 어뷰징 방지 장치도 함께 도입됐다.
카카오맵은 결제·현장 사진 인증 후기를 강화하고, 인증이 포함된 후기를 상단에 배치하는 '유용한 순' 정렬도 운영 중이다. 후기 비공개 상태에서도 악성 리뷰를 신고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카카오톡 친구끼리 실시간 위치를 공유하는 '친구위치' 서비스에는 지난해 11월 무제한 위치공유로 개편한 지 5개월 만에 친구가 근처에 오면 자동으로 알림을 보내는 기능이 추가됐다. 서울시 교통실 미래첨단교통과와 약 2년간 초정밀 버스 데이터 생산·검증 체계를 구축해온 서비스는 올해 하반기 정식 도입을 논의 중이다.
◆별점 vs 인증…방식은 달라도 목적은 같다
두 회사의 전략은 방향이 다르다. 네이버는 '정량화'를 택했다. 텍스트·키워드 중심의 정성 리뷰에 숫자로 만족도를 수치화하는 별점을 보조 지표로 추가해 '얼마나 좋은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는 '검증'을 택했다. 결제·현장 사진 인증으로 후기의 허위 가능성을 줄이고, 인증된 데이터를 상단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실제 소비 행동과 연결된 데이터를 쌓겠다는 방향이다. 벚꽃 명소 100여 곳의 실시간 개화 현황을 지도에서 제공하는 '벚꽃 지도'처럼 계절·장소 데이터를 생활 서비스로 연결하는 시도도 이 같은 방향의 연장선이다.
방식은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다. 이용자가 어디에 가고, 어떤 경로로 이동하며 어떤 장소를 선택하는지 기록하는 '경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지도 플랫폼은 이용자의 위치·이동 경로·장소 선호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서비스다. 검색이 '의도 데이터'를, 커머스가 '구매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지도는 그 사이를 채우는 오프라인 행동 데이터 전반을 담는다.
이 경험 데이터는 단기적으로 광고 정교화와 서비스 추천 고도화에 활용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디지털트윈·AI 에이전트 서비스의 핵심 입력 데이터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 유동 인구, 시간대별 혼잡도, 이동 패턴이 쌓일수록 활용 범위는 길찾기를 넘어선다.
카카오맵 개화 상태 한눈에 보는 벚꽃 지도 서비스 오픈 [사진: 카카오]
◆로컬 데이터 자산, 구글이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
고정밀 지도를 확보했다고 경쟁력이 곧바로 따라오지는 않는다. 네이버·카카오가 수년간 쌓은 상권 데이터베이스, 이용자 리뷰 생태계, 결제·모빌리티 연동은 단기간에 구축하기 어려운 자산이다. 국내 사업자들의 이용자 기반도 아직 견고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네이버지도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952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카카오맵은 1282만명, 구글 지도는 968만명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이 직접 등록하고 이용자가 쌓아온 리뷰, 배달·택시·음식점 예약 등 생활 서비스 연결망은 자본만으로 복제되지 않는다. 양사의 이번 개편이 신규 기능 추가보다 기존 데이터 자산의 품질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이유다.
구글 변수는 국내 지도 서비스 경쟁의 축을 '길안내'에서 '경험 데이터'로 옮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고정밀 지도를 확보했다고 해서 국내 사업자들이 수년간 쌓은 리뷰 생태계와 생활 서비스 연동망이 하루아침에 흔들리지는 않는다"며 "결국 이용자가 얼마나 많은 경험을 플랫폼 안에 남기느냐가 경쟁의 실질적인 판가름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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