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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암살자(들)에 2030이 더 분노한 결정적 이유

1974년 8월15일 재일교포 문세광의 총격으로 육영수 여사가 사망한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이 개봉 이후 거센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경인아고라] 암살자(들)에 2030이 더 분노한 결정적 이유

영화 주제 ‘육영수여사 저격 사건’

정권 개입 등 ‘감독 상상력’ 논란

진보에 동일하게 적용되나 질문

음모론 탈피, 실용가치 전환 요구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1974년 8월15일 재일교포 문세광의 총격으로 육영수 여사가 사망한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이 개봉 이후 거센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중앙정보부나 정권 실세 등 제3의 배후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며 ‘영화적 상상력’을 내세운 이 작품에 대해 사회적 반발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이번 논란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현상은 반발의 최전선에 2030 세대가 서 있다는 점이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SomeTrend)가 지난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집계한 ‘암살자들’과 ‘2030’ 연관어 지도는 이 현상의 본질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암살자들’이라는 키워드는 ‘영화·배우·역사·여사·박정희’를 거쳐 ‘2030’ 세대 노드로 연결되며, 2030의 주변에는 ‘빚더미·부동산·주식·돈·월급·투자·시장·청년’이라는 실존적이고 치열한 경제적 키워드들이 촘촘히 둘러싸고 있다. 1974년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2030 청년들이 왜 그 어떤 세대보다 이 영화의 역사 왜곡에 민감하게 분노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 분노가 왜 86 운동권 정치 세력의 역사 독점에 대한 경종으로 이어지는지 다각도로 분석해 본다.

개혁신당 산하 개혁연구원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지난 9월27일 전국 1천17명 대상의 여론조사(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2%P, 응답률 2.25%, 자세한 사항은 개혁연구원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영화 ‘암살자(들)’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에 의문을 제기하며 음모론적 설정을 보인 것에 대해 응답자의 58.2%가 “역사 왜곡으로 본다”고 답했다. 특히 연령대별 응답을 살펴보면 사안의 특이성이 명확히 드러난다. 역사 왜곡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세대는 30대로 무려 73.8%에 달했으며, 20대가 65.7%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50대 56.1%, 40대 55.2%, 60대 55.2%, 70대 이상 45.7%는 2030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판 응답률을 보였다.

2030 세대가 1974년의 사건에 분노하는 핵심 동인은 ‘역사적 당사자성’이 아니라 ‘공정성(Fairness)’과 ‘잣대의 일관성’이다. 청년 세대는 표현의 자유나 영화적 상상력이라는 미명 하에 특정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왜곡할 때 과연 그와 동일한 잣대가 진보 진영의 인사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만약 반대 진영 전직 대통령의 비극을 두고 배후 음모론 영화를 만들었다면 기성 진보 세력이 과연 ‘영화적 상상력’이라며 용인했겠는가”라는 뼈 있는 질문인 것이다.

빅데이터 연관어 분석은 2030 세대가 왜 운동권의 전통적 ‘박정희 악마화’ 프레임에 더 이상 선동되지 않는지를 가장 명확하게 증명한다. 썸트렌드 분석에 나타난 2030의 연관어는 ‘빚더미·부동산·주식·돈·월급·투자·시장·청년’이다. 현 세대 2030은 이념적 훈계나 도덕적 명분론이 아닌, 고금리·고물가·부동산 폭등·취업 난 속에서 실존적 생존과 자산 형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극단적 실용주의 세대’이다.

운동권 정치 세력은 그동안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평가할 때 그가 이룩한 ‘고도성장’과 산업화의 위대한 업적보다는 유신 체제나 독재라는 ‘과오’에만 일방적으로 집중해 왔다. 그러나 2030 세대에게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끌어올린 박정희 시대의 ‘고도성장’과 산업 기틀은 폄훼할 수 없는 역사적 실체이다.

2030 세대는 빚더미 속에서 냉혹한 시장 경제를 온몸으로 체감하며 살아간다. 이들에게 “독재였으니 성장도 무의미하다”는 식의 운동권발 가스라이팅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자신들은 경제 성장의 과실을 누리고 집값을 폭등시킨 뒤 청년들에게는 이념적 도덕주의만을 강요하는 운동권 세력의 가식에 청년들은 실망했다.

그 결과, 산업화의 공(功)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국가를 부유하게 만든 경제적 성취를 평가하는 냉철한 눈을 갖게 된 것이다. 2030의 공정 감각은 정치·문화계가 진영 음모론에서 벗어나 객관적 사실과 실용적 가치로 전환해야 함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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