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와 집값 담합 등 부동산 불법행위에 대한 경계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도민 10명 중 9명은 도 차원의 단속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기반 '경기 부동산 거래 안전망(GRTS)' 도입을 예고한 데 이어 시장 질서 회복과 사전 예방 장치에 대한 정책 수요도 여론조사로 확인됐다.
경기도가 3일부터 6일까지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동산 정책 관련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는 현재 부동산 시장 내 불법행위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가장 큰 문제로는 전세사기 등 임대차 관련 범죄가 36%로 가장 많이 지목됐다.
연령대별로 우려하는 지점도 달랐다. 18~29세에서는 60%가 전세사기를 가장 심각한 불법행위로 꼽았고 50대에서는 집값 담합 등 인위적 가격 상승 행위에 대한 응답이 가장 높았다. 단속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90%가 공감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경기도가 최근 내놓은 부동산 거래 안전 대책과도 맞물린다. 도는 집 주소만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등기부와 건축물대장, 시세 정보 등을 분석해 거래 위험도를 안내하는 '경기 부동산 거래 안전망'을 올해 하반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계약 전 위험 진단부터 계약 이후 등기 변동 알림까지 묶어낸 구조로 단속과 별도로 예방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경기도는 이미 부동산 시장 교란 특별대책반을 중심으로 도-시군 합동 특별조사와 신고 포상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2월 집값 담합과 전세사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정허가를 '3대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특별대책반 확대 개편을 지시했다. 결정적 증거를 제보한 신고자에게 최대 5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함께 내놨다.
조사에서는 단속만이 아니라 시장 안정과 공급 정책에 대한 요구도 확인됐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로는 다주택자 등 보유세 강화가 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주택공급 확대와 주거비 부담 완화, 금융규제 관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공공주택 정책과 관련해서는 중산층까지 공급 대상을 넓히는 방안에 78%, 중대형 평형 확대에 74%가 찬성했다. 지분적립형 주택 도입 필요성에도 80%가 공감했다.
정책 결정 과정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다주택 또는 고가주택 보유 공직자의 정책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는 응답은 78%였다.
이 가운데 68%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가리지 않고 적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불신이 단속 대상에 그치지 않고 정책 설계 단계의 이해충돌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 부동산 대책이 단속과 예방, 공급을 함께 요구받고 있음을 드러냈다. 불법행위를 막는 집행력과 거래 전 단계의 위험 차단 장치, 체감 가능한 주거 공급 대책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는 요구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부동산 시장 질서 확립과 주거 안정을 위한 도민 요구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전세사기 단속 강화와 AI 기반 예방 시스템,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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