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올해 세제 개편안 후속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비거주 1주택 종합부동산세 강화에 따른 반대 여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취학·전근·해외 체류·부모 봉양 등 부득이한 사유에 따른 비거주는 최장 3년까지 거주로 인정하기로 했지만, ‘손주 돌봄 등 다른 수많은 사유는 어떡할 거냐’ 등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경부는 비슷한 사유를 대통령령에서 구체화하도록 위임해 개별 사정을 충분히 인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종부세와 같은 보유세지만, 재산세는 이런 논란이 없다. 거주 여부를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지방세인 재산세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는 올해 지방세제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재산세 과세 때도 국세인 종부세처럼 거주와 비거주를 차등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전국 1000만호가 넘는 재산세 과세 대상자의 비거주 사유를 일일이 파악해 거주로 인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포기했다. 결국 같은 집에 대한 보유세인데, 국세인 종부세와 지방세인 재산세의 원칙이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안부는 지난달 마련한 올해 지방세제 개편안에 1가구 1주택(공시가격 9억원 이하) 재산세 세율 특례를 2029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담았다. 과세표준 구간별 표준세율(0.1~0.4%)에서 0.05%포인트 인하하는 특례를 3년 연장하는 방안이다.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1주택자의 급격한 세 부담 증가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9.13% 뛰었다. 특히 서울은 18.60% 상승해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행안부는 이번 개편안을 마련하며 특례를 거주자에게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앞서 발표된 재경부의 세제 개편안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다. 재경부는 1가구 1주택 기준 공시가격 14억원(시가 약 20억원) 초과 시 종부세를 부과하되 거주용 1주택은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고, 비거주 1주택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기로(수정안에서 12억원으로 상향) 했다. 세액공제도 연령 공제(최대 40%)는 유지하되 보유 공제(최대 50%)는 거주 공제로 바꾸기로 했다.
행안부가 거주자에게만 특례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접은 가장 큰 이유는 실익이 적어서다. 전체 1주택 1075만호 중 특례 적용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은 1020만호에 달한다. 이들의 거주, 비거주를 구분하고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파악해 거주로 인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15만명 수준인 종부세 1주택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번 특례를 통해 전국적으로 깎아주는 재산세가 566억원에 불과한데, 비거주 사유를 따지는 데 드는 행정비용이 더 클 것이라는 게 행안부 판단이다.
재경부와 행안부는 각각 종부세와 재산세는 서로 다른 세목으로, 성격이 다른 만큼 차이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종부세가 탄생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재산세와 ‘이중 과세’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세법 전문가인 박훈 서울시립대 대외협력부총장(세무학과 교수)은 “같은 집에 대한 보유세인데 국세와 지방세의 원칙이 다르게 가면서 정합성의 문제가 생긴다”며 “종부세만 따로 볼 게 아니라 재산세와의 관계까지 포함한 보유세 전체 체계 내에서 재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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