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 상용화, 대한민국 ICT 도약 출발점
AI 인프라 구축은 새로운 전환점
경상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1995년 6월 12일 ’정보통신 전시관 행사’에서 CDMA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매일일보 = 안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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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가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ICT) 도약의 출발점이 됐듯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은 다음 30년 대한민국 경쟁력을 좌우할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8일 SK텔레콤이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CDMA 30주년을 맞아 이동통신의 역사와 미래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1996년 1월 3일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남인천영업소에서 시작된 세계 최초 CDMA 상용화는 이동통신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디지털 전환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상용화 사례가 없던 기술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ICT 도약의 출발점이 됐다.
CDMA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고유 코드로 구분해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2세대 이동통신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CDMA폰 ‘SCH-100’을 출시하고 한국이동통신이 같은 해 4월 서울과 수도권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한국은 세계 최초 디지털 이동통신 상용화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불과 9개월 만에 전국망이 구축되며 이동통신은 빠르게 전 국민 인프라로 확산됐다.
이같은 통신 인프라는 ICT 산업 성장의 기반으로 작용했다. 이동통신 가입자는 1998년 10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1999년에는 유선전화를 추월했다. 네트워크 확산은 휴대폰과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 산업뿐 아니라 반도체 등 핵심 소재 산업의 성장을 촉진했고 게임·음악·드라마 등 K-콘텐츠 산업의 기반도 마련했다.
경제적 성과도 두드러진다. GDP 내 정보통신산업 부가가치 비중은 1996년 2.2%에서 2025년 13.1%로 확대됐고 규모 역시 17조8000억원에서 304조원으로 증가했다. 반도체와 단말기를 포함한 IT 수출은 같은 기간 412억달러에서 2643억달러로 약 6.4배 늘며 전체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같은 성과는 당시로서는 ‘모험’에 가까운 전략적 선택의 결과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1990년대 초 글로벌 시장에서는 TDMA 방식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었지만 한국은 상용화 사례가 없던 CDMA를 선택하면서다. 더 높은 수용 용량과 기술 자립 가능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정부는 CDMA 단일 표준을 선언하고 ETRI,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민관 공동 개발을 추진했다. 여기에 1994년 선경(현 SK그룹)의 한국이동통신 인수를 통한 민영화와 경쟁 체제 도입도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이후 이동통신은 세대 진화를 거치며 산업 전반으로 확산됐다. 2000년대 초 3G 시대에는 모바일 인터넷과 콘텐츠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4G LTE는 스마트폰 대중화와 맞물려 모바일 데이터 이용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며 플랫폼 경제 확산을 이끌었다. 5G는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을 기반으로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과 AI 서비스 확산의 기반을 마련하며 통신의 역할을 산업 인프라로 확장시켰다.
이제 시선은 다음 30년으로 향하고 있다. 과거 ‘통신 고속도로’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와 AI를 연결하는 ‘AI 고속도로’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초고속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AI 모델이 결합된 인프라는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이종훈 SK텔레콤 네트워크전략담당은 “AI 시대에는 네트워크가 단순한 데이터 전달 수단을 넘어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는 제조·물류·의료·금융 등 전 산업의 생산성과 혁신 속도를 결정짓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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