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민생 현안 산적한데 전대룰 신경”
‘李 대통령, 청년 기탁금 발언’ 공방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의 후보자 기탁금 상향 문제를 두고 “청년 정치인들을 위해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을 고려해달라”고 언급한 것을 계기로 정치권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대립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명백한 ‘당무 개입’이자 ‘가이드라인 하달’이라며 총공세를 펼쳤고,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한 명의 당원으로서 제기한 정당하고 투명한 의견 개진”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고 날을 세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청래가 대표될까 봐 어지간히 불안한 모양”이라며 “국정은 제대로 할 자신이 없으니 온갖 꼼수에만 매달린다”고 비판했다. 특히 전국적인 수해와 화재 등 민생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여당 전당대회 룰에 신경 쓰는 대통령의 행보가 부적절하다고 쏘아붙였다. 최보윤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대통령의 말은 단순한 참견이 아니라 당 지도부를 향한 묵직한 지침이자 명백한 당무 개입”이라며 “당무에 감 놓아라 대추 놓아라 개입하기 시작하면 집권 여당은 대통령 1인의 사당으로 전락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은 과거 윤석열 정부 시절을 소환하며 역공에 나섰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국민의힘이 대통령실 출장소로 전락했던 것은 그새 다 까먹었냐”며 “당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를 축출하고 윤심 후보를 당선시킨 게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꼬집었다. 한 직무대행은 민주당 당헌 제13장 제105조 제2항을 인용해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재임 기간 동안 당론 결정에 참여할 권한과 당론을 이행할 의무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며 SNS를 통한 투명한 의견 제시는 결코 당무 개입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황명선 최고위원과 박경미 대변인 역시 “밀실의 은밀한 공천 개입과 광장의 투명한 의견 개진을 같은 저울에 올리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법적으로 엄연히 다른 공직선거 개입과 당 내부 당직선거에 대한 의견 표명을 국민의힘이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청와대 측도 “선거공영제의 취지와 청년 정치 참여에 대한 원칙적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당 내부에서는 파급력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옹호하는 의견이 동시에 나왔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고민정 의원은 “의견 지적은 있을 수 있지만 파급력이 굉장히 크다는 점을 인지하셨으면 좋겠다”며 신중론을 편 반면 함께 출마한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은 “오죽하면 대통령이 나섰겠나. 청년 문턱을 낮추자는 게 어떻게 당무 개입인가”라며 옹호했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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