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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THE Biz Original] K-브랜드를 지켜라④ 삼성·LG전자, 시장 교란에 '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00년대 이후 위조품 소송을 여럿 진행하며 상표가치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왔다. 범람하는 짝퉁 제품은 특히 거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활성화를 타고 무분별하게...

[THE Biz Original] K-브랜드를 지켜라④ 삼성·LG전자, 시장 교란에 '무...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 내 한국 기업의 영향력이 가전과 자동차를 넘어 뷰티, 콘텐츠, 의료기기 등의 산업군으로 전방위 확대되고 있다. K-브랜드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위조품 유통과 IP(지식재산권) 침해 수법 또한 교묘해지며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핵심 리스크로 부상했다. 새롭게 출범한 THE Biz(더비즈)는 첫번째 기획으로 산업별 소송 사례를 통해 K-브랜드를 지키기 위한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마존 등지에 퍼진 가짜 제품에 소송전을 펼친 바 있는데, 아마존은 이 같은 상황을 근절하기 위해 가짜 제품 적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THE Biz(더비즈)=천성윤 기자] 위조품 제조업체의 타깃은 전자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00년대 이후 위조품 소송을 여럿 진행하며 상표가치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왔다.

범람하는 짝퉁 제품은 특히 거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활성화를 타고 무분별하게 퍼지면서 체계적 적발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아마존(Amazon)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인공지능(AI) 기반 단속 기술을 도입하는 등 위조품 대응 무기를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K-브랜드 보호 전략과 지원 체계를 확립하며 짝퉁 유통 근절에 나선다.

◆전자 기업도 ‘짝퉁 주의보’…삼성·LG ‘강경대응’

통상 정보기술(IT)·전자 대기업 제품의 위조품은 제조가 어려운 것으로 인식된다. 부품 수준 격차는 물론, 고유 품질을 구현하는 것도 힘들 뿐더러 거기에 맞물린 소프트웨어까지 베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위조품 제조업체들은 스마트폰 케이스, 충전기, 스크린 보호필름, 배터리 충전 패드, 모바일 액세서리 등 대체로 제조 난이도가 낮고,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은 제품으로 눈을 돌렸다.

삼성전자가 2015년 법원에 제출한 손해배상금 변제 확인서. 사진=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연방지방법원

위조품 업체들의 사정권에는 삼성전자도 포함돼 있었다. 특히 이들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모조 액세서리를 제작했다. 이를 인지한 삼성전자는 2013년 중국 잡화 제조업체 얼리 버드 세이빙즈(Early Bird Savings), 선전 오켈러 사이언스 앤드 테크롤로지(Shenzhen Okeler Science & Technology Co., Ltd.)를 상대로 제품 금지 및 상표권 침해배상 소송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당시 이 두 피고 업체는 조악한 품질의 갤럭시 S3·S4, 갤럭시 노트 등의 주변기기 위조품을 만들어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등지에 내다 팔았다. 이들의 제품을 삼성전자가 만든 것으로 착각했던 소비자들은 “품질이 매우 나쁘다”, “충전이 전혀 안 된다”, “며칠 만에 고장 났다” 등 악평이 담긴 후기를 쓰며 불만을 토로했다.

삼성전자는 소송에서 “위조품으로 인해 심각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영구 판매금지가 필요하며, 재고 압수 및 폐기, 수익금 반환, 800만달러의 손해배상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고 업체들은 소송에 일절 대응하지 않았고 재판부는 2015년 12월 그대로 궐석 판결을 통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또한 불법 모조품 제작 및 유통 혐의가 명백하다고 판단해 영구 금지명령과 계좌 동결까지 함께 내렸다.

판결 이후인 2016년 피고 업체들은 계좌 동결을 풀기 위해 법원에서 책정한 손해배상금 61만달러를 삼성전자 측에 지급하고 합의를 제의했다. 이 배상액은 재판에서 주장된 800만달러에 한참 미치지 못했음에도, 삼성전자는 이를 받아들이며 합의를 완료했다고 법원에 신고했다. 이 사건 외에도 삼성전자는 2010년 중국의 한 업체가 ‘SAMSUNG’ 상표를 부착한 가짜 프린트 토너 카트리지를 판매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아내는 등 가짜 제품을 근절하기 위한 법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자 양대산맥인 LG전자 역시 중국 위조품 업체가 만든 가짜 블루투스 헤드셋이 유통되면서 홍역을 치렀다. 2016년 LG전자는 무려 20여개 업체를 피고로 적시한 대규모 소송전을 제기했다. 피고는 중국과 홍콩을 기반으로 한 모조품 제조업체, 미국 내 판매업체, 온라인 셀러 계정들을 전부 포함하고 있었다. 재판지는 앞서 삼성전자와 동일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연방지방법원이었는데, 해당 법원은 국제 전자상거래, 상표권, 수입상품 분쟁 등을 자주 다뤄온 ‘짝퉁 전쟁’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LG전자는 이 소송에서 단 1년만에 완승했다. 재판부가 판결한 배상금만 무려 1억6800만달러로, 짝퉁 유통망에 ‘패가망신하는 범죄’라는 강한 메시지를 날렸다. LG전자가 요청한 긴급 판매중지 명령, 영구 금지명령도 모두 받아들였다.

◆적발 시스템의 발전…플랫폼 대응체계 구축 박차

아마존의 ‘프로젝트 제로’ 소개 페이지. 사진=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소송 기록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위조품은 아마존이나 이베이와 같은 미국 유력 전자상거래 업체를 통해서 퍼져나갔다. 이 쇼핑몰들은 판매자의 입점 요건이 까다롭지 않은 탓에 짝퉁 제품일지라도 별다른 장애물 없이 판매할 수 있는 구조적 맹점이 존재했다.

게다가 기업 입장에서 위조품 대응 방법도 복잡하고 느렸다. 정석적인 대응인 연방법원 소송을 낼 경우, 원고가 직접 판매자 신원을 특정한 뒤 손해배상과 판매금지 명령을 받아내는 방식을 진행해야 했다. 이는 온라인 유통이 급팽창하면서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명확한 한계를 드러냈다. 판매 계정은 하루 만에 사라지고, 다른 이름으로 다시 등장했다. 개별 판매자를 상대로 소송을 반복하는 구조만으로는 플랫폼 시대의 가품 유통을 따라잡기 어려웠다.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가품에 칼을 빼든 것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었다. 아마존은 2019년 위조상품 근절 프로그램인 ‘아마존 프로젝트 제로(Amazon Project Zero)를 만들었다. 이 기능의 핵심은 플랫폼이 아니라 브랜드가 직접 가짜 상품을 지울 수 있도록 허가했다. 플랫폼이 시간과 인력의 한계 탓에 근절하지 못하고 점점 ‘두더지 게임’처럼 성행하던 짝퉁을 당사자가 직접 단속하는 정찰대 권한을 준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아마존 자체 AI가 의심 상품의 이미지·가격·패턴을 모두 분석해 모조품 여부를 확인한다. AI가 해주기 때문에 사람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하나하나 신고하지 않아도 24시간 감시 시스템이 작동한다. 또 기존에는 브랜드가 직접 아마존에 신고하고, 검토까지 하는 과정이 필요했으나 이를 전부 생략하고 자체적으로 삭제할 수 있게 했다. 상품마다 고유 코드도 부여해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여기에는 신뢰도가 높은 대형 브랜드만 참여가 가능하며, 오남용시 권한이 박탈된다.

프로젝트 제로 정책에 글로벌 브랜드들은 환영의 반응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짝퉁 때문에 아마존 입점을 꺼렸던 나이키가 이 정책 이후 아마존에 공식 셀러로 입성했다. BMW 또한 “쉽고 효과적인 브랜드 보호 도구”라고 평가하며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아마존에 따르면 현재 3만5000개 이상의 브랜드가 동참해 위조품 단속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위조품 제조국 당사자나 다름 없는 중국도 악명을 떨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쏟아아 붓고 있다. 알리바바는 오래전부터 짝퉁 문제로 비판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아예 별개의 신고 포털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담으로 상표권 침해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과 비슷한 방식으로 브랜드가 직접 참여하는 가짜 근절 연합체인 AACA(Alibaba Anti-Counterfeiting Alliance)를 만들어 적발 활동을 장려한다.

최근 급격히 성장한 테무는 짝퉁·불법 상품으로 인해 전 세계적 규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테무가 위조 상품 방지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조사했고 결과를 토대로 규제를 경고한 바 있다. 이에 테무는 규제 대응을 위해 빠르게 체계를 구축했다. 2024년부터 브랜드 가디언 이니셔티브(Brand Guardian Initiative)를 설립, 1500개 이상의 브랜드 파트너를 확보하고 자체 위조품 적발 활동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의 경우 아마존과 같은 급진적 수준은 아니지만, 위조품 근절에 지식재산권리자와 협업하고 있다. ‘짝퉁 유통 플랫폼’이라는 오명은 플랫폼 신뢰와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짝퉁 검열에 강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쿠팡의 경우 상표권·저작권 권리자가 침해 상품을 신고하고 신속히 판매자를 제재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오픈마켓 특성상 사전 전수 검열이 어렵기 때문에 권리자의 신고를 적극 장려하는 체계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또한 권리침해 신고센터를 통해 삭제 요청이 가능하다. 다만 아마존처럼 즉시 삭제 권한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리셀 플랫폼 크림은 실물 검수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위조품 문제를 사후 삭제가 아닌 거래 전 차단으로 강화했다.

◆정부도 K-브랜드 보호 나서…모니터링 고도화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의 ‘플랫폼별 해외 K-브랜드 온라인 위조상품 유통차단 건수’ 통계. 사진=한국지식재산보호원 K-브랜드보호실 제공

지식재산처(구 특허청) 산하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유력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위조상품 차단 건수는 폭증하고 있다. 가장 많이 적발된 싱가포르 쇼피(Shopee)의 경우 지난해만 10만8411건이 적발되며 전년(8만3074) 대비 30.5% 증가했다.

중국 기반인 알리바바그룹은 2023년 대비 지난해 차단 건수가 68.7% 늘어났고, 이베이는 무려 322.7%의 증가율을 보이며 K-컬쳐의 확산으로 인한 모조품 유통 증가를 실감케 했다. 반면 아마존은 자체 적발 시스템의 활성화로 수치가 2023년 대비 43.4%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한국 브랜드의 짝퉁 제품이 전 세계 플랫폼에 넘치자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은 ‘K-브랜드보호실’을 조직, 위조품 유통을 전담 마크한다. 또 ‘지식재산침해 원스톱 신고상담센터’를 운영해 증거품 실물, 결제 내역, 판매자 정보만 제출하면 곧바로 위조품 판매자에 대한 제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위조 상품으로 판단될 시 지식재산처 특별사법경찰과로 수사를 연계한다.

또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은 한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이커머스 상시 모니터링 지원 ▲해외 주요 플랫폼과 정·가품 정보 공유 및 차단 협력 ▲위조·형태모방대응 전략 지원을 병행하며 정부 차원의 공공 지원을 강화한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 K-브랜드보호실은 “최근 K-팝, K-뷰티, K-푸드 등 한국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 내 K-브랜드 침해 양상은 더욱 교묘해지고 그 수치 또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품목이 다양화 되고 있으며 플랫폼도 다변화 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진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위조상품 유통 및 상표·디자인 침해 발생 시 온·오프라인 유통 실태조사 및 행정·형사 단속 전략 수립 등 맞춤형 분쟁 대응 전략을 지원하고 있다”며 “특히 개별 대응뿐 아니라 유사 피해 기업 간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여 대응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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