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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SK하이닉스, 美 ADR 상장 전격 착수 100조 승부수" 통할까, PRS 차환 속 신...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7%로 삼성전자(22%), 마이크론(21%) 등 2위 그룹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약 47.2조원으로...

SK하이닉스, 美 ADR 상장 전격 착수 100조 승부수" 통할까, PRS 차환 속 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자사주 10~15% 일부 소각하고 미국 상장해라"

지난 25일 SK하이닉스는 전날 미국 주식예탁증서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 신청서(Form F-1)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제출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같은 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순현금 100조원 이상 확보를 중장기 재무 목표로 제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 심화에 따른 시설투자 확대와 SK그룹의 재무 여건을 고려해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회사 측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공모 규모와 방식, 일정 등 세부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ADR 발행 재원을 자사주가 아닌 신주 발행으로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시장에서는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향후 대규모 매도 물량 부담 가능성까지 겹쳤다.

ADR 상장, 왜 지금인가: 용인클러스터·EUV 12조 베팅…美 상장으로 ‘저평가 탈출’ 노린다...마이크론 수준의 PER 인정받을 수 있을까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로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이 꼽힌다. 이를 국내 금융권 대출이나 채권 발행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메모리 생산을 위해 필요한 클린룸의 면적과 단위당 신규 투자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는 총 60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될 계획이다. 당초 총투자비로 120조 원이 추산됐지만 클린룸 규모가 50% 이상 넓어졌고 원자재값 상승과 환율 영향 등이 겹치며 5배 넘게 늘어났다. 205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마지막 4기 공장 건설 시점에는 투자비가 현재 추산액 대비 추가로 늘어날 수도 있다. 더불어 SK하이닉스는 지난 지난 24일 ASML로부터 약 11.9조 원 규모의 EUV 스캐너 도입을 공시했다. 이는 2024년 말 기준 자산총액의 9.97%에 해당하는 대규모 투자다.

업계에서는 이번 ADR 상장이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미 증시 상장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면, 해외 반도체 기업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7%로 삼성전자(22%), 마이크론(21%) 등 2위 그룹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약 47.2조원으로 마이크론을 크게 상회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5.7배로 마이크론(12.1배)의 절반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을 계기로 마이크론 수준의 PER을 인정받는다고 가정하면, 주가는 현 수준의 두 배 이상인 190만원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 또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 등 글로벌 주요 지수에 편입되면, 이들 지수를 추종하는 대규모 패시브 자금 유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ADR은 고밸류 시장 진출에 따른 리레이팅 효과뿐 아니라, 발행 방식 측면에서도 약 5% 전후의 자사주 매입이 동반되면 수급상 상승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SK(주) PRS·TRS 파생계약 위험노출액 4조원대 소식 속 신주 발행 추진?"…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분 희석 우려에 주주들 불만 토로

미국 증시 상장을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애초 자사주를 활용하는 ADR 상장안을 검토했지만, 지난달 전체 발행주식의 2.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해당 방안에 쓸 수 있는 물량이 없어졌다. 결국 신주 발행으로 방향이 잡힐 경우 시중에 풀리는 주식 수가 늘어나게 되고, 그만큼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5일 논평을 통해 ADR 발행에는 찬성하지만, 잉여현금흐름이 충분한 상황에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초래할 수 있는 신주 발행 방식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포럼은 SK하이닉스가 전체 발행주식 수의 10~15%를 취득해 일부를 소각하고, 대부분은 미국 상장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25일 열린 SK하이닉스 제78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관련 우려가 이어졌다. 주주들은 “왜 신주를 발행해 ADR 상장을 하냐”며 “주주환원 등에 대한 얘기는 없이 순현금 100조를 모으겠다고 하면 주주는 뒤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쏟아냈다.

이러한 주주들의 불안은 올해 3월 초에는 그룹 차원의 재무 부담 소식과 함께 고조됐다. 지주사인 SK(주)가 PRS(주가수익스왑) 등 부채성 자본 조달을 확대하면서 PRS·TRS 파생계약 위험노출액은 약 4조 원으로 단기 차환 의존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투자기조가 보수적으로 전환됐고 보유 자산가치를 감안하면 현재의 재무부담은 자체적으로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신규 투자 및 계열 지원에 따른 추가 자금 소요와 파생계약 관련 우발채무 추이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성장과 주주가치 사이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이번 선택이 ADR 상장이 기업가치 재평가의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신주 희석과 그룹 재무 리스크의 뇌관이 될지는 SEC 심사 결과와 시장 반응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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