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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K하닉·삼성전자 D램, 2년치 줄줄이 예약…AI가 바꾼 거래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2년치 AI용 D램 물량이 사실상 '예약 판매' 형태로 상당 부분 채워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첨단 D램 생산능력...

SK하닉·삼성전자 D램, 2년치 줄줄이 예약…AI가 바꾼 거래판도

"메모리 물량 확보 우선"…단기계약 가고 장기선점 시대 오나

◆…경북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K-테크 쇼케이스 2025' SK 부스에서 관계자가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2년치 AI용 D램 물량이 사실상 '예약 판매' 형태로 상당 부분 채워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첨단 D램 생산능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실적발표에서 "2026년 HBM 공급 협의를 마쳤으며 DRAM과 NAND 전 제품의 내년 수요를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올해 1월 실적발표에서 "HBM과 서버 DDR5 판매 확대로 메모리 사업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HBM과 서버용 DDR5 등 고부가 제품군에 수요가 쏠린 것으로, 이를 전체 D램 품목의 전면적인 완판으로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첨단 D램 공정라인 상당 부분이 장기계약으로 묶일 경우 범용 제품 생산 여력도 줄어드는 공급 병목 현상이 가시화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전반에서 전품목 예약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빅테크發 메모리 쟁탈전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HBM과 서버용 DDR5를 중심으로 장기공급 계약(LTA)을 추진하면서 수급 긴장감이 빠르게 높아지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MS와 서버용 DDR5 장기공급 계약을 두고 최종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은 약 3년, 규모는 수십조원대로 거론된다. 최저가격 보장과 선수금 지급 방안도 함께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과도 HBM과 서버용 범용 D램 공급을 포함한 장기계약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별 계약의 구체적인 조건은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빅테크 수요에 대응해 다년 계약 확대를 검토하거나 일부 추진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다년 메모리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공급 부족이 메모리 거래 구조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크론 역시 지난해 HBM 생산분 완판과 차년도 물량 협의를 공식 언급한 바 있어, 고성능 메모리 분야를 중심으로 거래 구조가 단기 시황 중심에서 중장기 물량 확보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AI 인프라 확대 경쟁에 대비한 선제적 물량 확보 전략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는 가격 변동성이 큰 산업으로 장기 계약이 제한적이었지만,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고객사들이 가격보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최근 급격히 악화한 수급 여건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올 2분기 범용 DRAM 고정거래가격이 전 분기 대비 58~6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 빅테크 클라우드 회사들의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용량 RDIMM 수요 증가, 메모리 업체와 핵심 고객 간 장기공급 협상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의 수급 긴장도는 가격과 재고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로이터는 지난해 12월 일부 메모리 가격이 같은 해 초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고, DRAM 재고는 2~4주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전했다.

■ 메모리도 장기계약 시대 열리나

업계에서는 장기계약 확대를 메모리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분기 또는 연 단위로 가격과 물량을 조정하던 기존 거래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고객이 중장기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 업체는 수익성과 가동률 안정성을 높이고, 빅테크는 핵심 부품 조달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업체들도 이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와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선도 지위를 기반으로 주요 고객사 공급을 확대해왔으며, AI 수요 대응을 위해 청주 M15X와 이천캠퍼스를 중심으로 첨단 D램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도 HBM4, DDR5, SOCAMM 등 AI 서버용 메모리 제품 확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평택과 화성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차세대 D램 공정 전환과 생산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MS는 2026회계연도 2분기 자본적지출(capex)이 375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으며, 알파벳은 2025년 914억달러를 집행한 데 이어 올해 최대 약 1850억달러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메모리 시장의 공급 타이트 현상도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증설에도 범용 메모리 신규 생산능력의 본격 반영 시점은 2027~2028년으로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수요 증가 속도가 공급 확대를 앞설 수 있다는 의미다.

서버와 데이터센터 증설이 계속되는 한 핵심 메모리 선점 경쟁도 지속될 전망이다.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첨단 D램 공급능력이 빅테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시장의 핵심 변수가 단순 현물가격이 아니라, 주요 고객과의 선제적 공급계약 체결 능력과 첨단 공정 전환 속도가 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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