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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SK이노베이션, 리밸런싱 계속…배터리·화학 줄이고 'AI·로봇' 투자

SK이노는 최근 SK㈜와 함께 SK하이닉스의 미국 AI 투자법인에 총 6억3000만 달러(약 9200억원)를 출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SK온은 산업용 로봇 기업 유일로보틱스의 최대주주 지분(23%)을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SK이노베이션, 리밸런싱 계속…배터리·화학 줄이고 'AI·로봇' 투자

보유 부동산부터 소수 지분 매각, 비주력 해외법인 정리까지 다이어트 총력

에너지 JV 설립, AI 투자, 로보틱스 지분 인수 등 재투자…‘질적 성장’ 가속

SK이노베이션(이하 SK이노)과 SK온을 중심으로 한 SK그룹의 사업재편(리밸런싱) 작업이 올해도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수년간 누적된 배터리 사업 재무 부담을 털어내기 위해 비핵심 자산을 대대적으로 매각하는 한편, 확보한 재원을 AI(인공지능)와 로보틱스 등 미래 고성장 산업에 재배치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활발히 진행 중인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의 지난해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41조1818억원으로 2024년 47조1285억원 대비 6조원 가량 줄었고,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31조265억원에서 24조8367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총차입금의존도는 42.6%에서 39%로, 순차입금의존도는 28.1%에서 23.5%로 완화하며 재무 부담이 한층 낮아졌다.

SK이노를 중심으로 한 SK그룹 에너지 계열사들이 부동산, 소수 지분, 비주력 해외법인을 가리지 않고 현금화에 속도를 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SK이노는 2024년 SK E&S의 합병,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 TI) 합병을 시작으로 구조 개편에 착수한 이후 지난해 2월 SK온과 SK엔텀 합병, 11월 SK온과 SK엔무브 합병으로 큰 틀의 사업재편을 완료했다.

아울러 배터리 투자로 높아진 재무 부담을 낮추기 위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했고 7000억원의 영구채를 조달했다. 보유 중이던 보령LNG터미널 부지는 5590억원에, SK E&S의 도시가스 자회사 코원에너지서비스는 서울 대치동 본사 사옥과 부지를 5050억원에 매각하는 등 굵직한 ‘빅딜’이 잇따라 성사됐다.

다른 에너지 계열사들의 다이어트도 가시화했다.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 법인 지분 일부를 일본 도요타통상에 1500억원에 넘겼고, SK엔무브는 인도네시아 합작 윤활기유 합작사 파트라SK(Patra SK) 지분 14%를 파트너사에 매각하기도 했다.

자산 효율화 작업은 올 들어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SK온은 싱가포르 호라이즌 터미널 지분 전량(15%)을 약 200억원에 매각했으며, 2월에는 SK인천석유화학이 석유 복합물류터미널 오일허브코리아여수 지분 전량(11%)를 일본 이데미츠코산에 364억원에 넘겼다. SK이노는 또 송유관 운영사 대한송유관공사 지분 41% 매각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로 IMM인베스트먼트를 선정했다. 거래대금은 약 2000억원으로 거론된다.

그룹 차원에서도 리밸런싱 작업이 병행됐다. SK가스는 최근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복합발전 사업자 울산GPS 지분 49%를 약 1조2000억원에, SK케미칼은 열병합발전 사업자 SK멀티유틸리티 지분 49%를 약 3700억원에 각각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로 했다.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한 SK이터닉스 지분 전량(31%)은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약 25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특히 SK는 SK이터닉스 지분 매각과 함께 SK E&S와 SK에코플랜트 내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을 묶어 패키지 형태로 KKR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SK이터닉스 지분 매각을 포함한 거래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KKR은 SK그룹으로부터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패키지로 인수한 뒤 SK그룹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할 방침으로, SK이노를 포함한 그룹사와 KKR이 JV에 현금을 출자하는 방식의 사업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미 매각이 결정된 건들도 세부 사항 논의 후 순차적으로 딜을 완료할 예정이다. 우선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재활용, 고기능성 포장재 사업 등을 위해 설립한 미국 및 유럽(스페인 및 프랑스) 합작법인을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 현지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다. 전통적인 화학 사업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고부가 가치 중심의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한단 방침이다.

SK온은 SK TI가 2003년 인수했던 바이오원료 생산기업 대경오앤티 매각을 추진 중으로, 매각가는 5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최근 HD현대오일뱅크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테넷에쿼티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SK TI는 1044억원을 투입해 대경오앤티 지분 40%를 보유 중으로, 5000억원에 매각이 이뤄질 시 약 2000억원의 인수금융 상환 후 지분율에 따라 1200억여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단순 자산 매각을 넘어 사업 구조 자체를 효율화하는 움직임도 거세다. SK온은 중국 EVE에너지와 합작 운영해온 중국 내 두 개 공장의 지분을 맞교환해 장쑤성 옌청 공장(SKOJ)을 독자 운영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함에 따라 공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SK온은 아울러 포드와의 50대 50 구조로 운영해온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BOSK)을 각자 운영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블루오벌SK의 테네시 공장은 SK온이, 켄터키 공장은 포드가 각각 100% 소유,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되는 구조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생산성과 운영 효율을 높이고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로, 상반기 내 켄터키 1, 2공장 관련 자산과 부채 일체를 포드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의 사업재편은 단순한 ‘덩치 줄이기’에 그치지 않는다. 전통 에너지와 배터리에서 뺀 자금은 그룹의 차기 먹거리인 AI과 로봇 분야로 흘러가고 있다. SK이노는 최근 SK㈜와 함께 SK하이닉스의 미국 AI 투자법인에 총 6억3000만 달러(약 9200억원)를 출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SK온은 산업용 로봇 기업 유일로보틱스의 최대주주 지분(23%)을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과 함께 콜옵션 행사 시 이사진 추가 선임 권한을 획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리밸런싱은 단순 재무적 다이어트를 넘어 비대해진 포트폴리오를 미래 성장축인 신재생에너지와 AI, 로보틱스 중심으로 완전히 재설계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면서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유동성이 배터리 사업의 흑자 전환 시점까지 버팀목 역할을 해주는 동시에 그룹사업 구조를 저탄소·에너지 솔루션 위주로 고도화하는 ‘내실 있는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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