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리 MS 수석부사장 ‘프런티어 전환’ 제시… KT·한화 등 성과 공유
스콧 거스리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AI 부문 수석 부사장이 3월26일 MS AI 투어 서울 기조연설에서 'Becoming Frontier' 로드맵을 소개하고 있다.
“AI를 실험하고 도입하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기업 운영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할 때다.”
스콧 거스리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및 AI 부문 수석 부사장이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MS AI 투어 서울’ 기조연설에서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기존에 가능했던 것 자체를 재정의하는 수준의 전환, 즉 ‘프런티어 전환(Frontier Transformation)’을 이 시대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번 행사엔 KT·현대백화점그룹·연세대학교의료원·현대오토에버·리얼월드 등 국내 기업들이 실제 AI 적용 성과를 들고 연사로 나섰다. MS AI 투어 서울은 MS가 전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하는 AI 투어의 서울 편으로 에이전틱 AI 설계·확장 전략을 다룬 브레이크아웃 세션과 실습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됐다.
조원우 한국MS 대표는 “AI 전환은 더 이상 도입 여부 문제가 아니라 이를 어떻게 측정 가능한 실질적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오늘 공개된 혁신 사례와 세션을 통해 실행 중심의 로드맵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길 바란다 ”고 말했다.
◆프런티어 전환의 두 축…‘지능’으로 증폭하고 ‘신뢰’로 확장=
거스리 수석 부사장은 한국 AI 시장에 대해 “강한 낙관론과 실용적인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제조·전자·게임·소프트웨어 등 산업 전반에서 도입 모멘텀이 뚜렷하지만 데이터 보안·저작권 보호·AI 시스템의 책임 있는 배포에 대한 기대도 높다는 것이다. 그는 “MS는 이런 질문들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플랫폼 구축과 파트너 협력 방식 전반에 직접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거스리 수석 부사장이 강조한 프런티어 전환 핵심은 ‘지능(Intelligence)’과 ‘신뢰(Trust)’ 두 축이다. 지능은 조직이 보유한 데이터·프로세스·전문성을 AI가 이해하고 증폭시킨다. 신뢰는 그 AI 시스템이 안전하고 관측 가능하며 규정을 준수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거스리 수석 부사장은 “지능과 신뢰가 결합될 때 비로소 조직은 확신을 갖고 AI를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구현하는 기술 플랫폼으로 MS는 ‘IQ 레이어’를 소개했다. 업무 맥락을 연결하는 ‘워크 IQ’, 데이터를 AI가 추론할 수 있도록 하는 ‘패브릭 IQ’, 구조화·비구조화 지식을 연결해 에이전트가 검색을 넘어 추론을 수행하게 하는 ‘파운드리 IQ’로 구성된다. 에이전트 거버넌스 플랫폼 ‘에이전트 365’는 조직 내 모든 AI 에이전트 활동을 통합 모니터링하고 보안 사고 발생 시 즉각 차단·조사가 가능하다. 이날 데모에서 MS는 실제 프롬프트 인젝션 공격 시도를 탐지하고 차단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코파일럿 도입 현황도 공개했다. 포춘 500대 기업 중 코파일럿을 채택한 비중은 90%를 넘어섰으며 유료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160% 이상,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10배 증가했다. 3만5000명 이상 대규모 도입 기업 수도 3배 늘었다. MS는 오는 5월1일 기존 E5 플랜에 코파일럿과 에이전트 365를 결합한 통합 엔터프라이즈 플랜 ‘MS 365 E7(프론티어 스위트)’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플랜에는 엔트라·디펜더·인튠·퍼뷰 등 MS 주요 보안 솔루션이 포함된다.
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가 3월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MS AI 투어 서울 무대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 KT·한화큐셀·인핸스 등 국내 기업 AI 전환 성과 공개=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실제 적용 성과도 공개됐다. 박영춘 한화큐셀 그리드·에너지 서비스 사업부 대표는 에너지 산업의 AI 전환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가스 등 복수의 에너지 소스를 연결해 최적 가격과 품질의 전력을 공급하는 복잡한 운영 환경에 AI를 적용하고 있다”며 MS ‘패브릭 IQ’ 기반으로 에너지 도메인 온톨로지를 개발하고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AI 수요 급증으로 전력 공급 최적화가 가장 큰 과제가 됐는데 그 해법 역시 AI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설계부터 건설, 운영, 전력 판매까지 전 단계에 걸친 AI 전환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MS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T는 작년 1월 1명으로 출발한 AI 이행 전담 조직 ‘AXD’를 현재 140여명 규모로 키우고 광화문 본사에 MS 인력 15명과 함께 상주하며 고객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구조를 갖췄다. 5월 정식 출범 이후 약 10개월 만에 26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김훈동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 AXD 본부장은 유통사 사례를 소개하며 “B2B 세일즈맨 5000명 견적 대응 업무를 자율 실행형 에이전트로 풀었다”고 밝혔다. 이 에이전트는 견적 요청이 들어오면 스스로 내외부 데이터를 종합해 견적서 초안을 작성하고 담당자와 대화를 통해 수정한 뒤 최종 발송까지 자동 처리한다. 그는 “자율적 워크플로와 실행형 에이전트가 중요해진 시점에서 보안·거버넌스·확장성을 갖춘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훈동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 AXD 본부장이 26일 MS AI 투어 서울에서 KT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딥 엔지니어링 협업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AI 스타트업 인핸스 이승현 대표는 버티컬 에이전트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한 성과를 소개했다. 현재 삼성전자 등 대형 엔터프라이즈 고객 30여 곳이 50개국 이상에서 인핸스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다. 이 대표가 소개한 대표 사례는 가격 관리 에이전트다. 22개 에이전트가 상호 협동해 시장 가격 조사부터 가격 조정, 무단 저작권 침해 판매자 신고까지 자동 처리한다.
이 대표는 “고객사가 원하는 건 장밋빛 기대가 아니라 진짜 믿고 맡길 수 있고 업무 실행이 완결되는 에이전트”라며 “실제로 이 사례에서 연간 매출이 기준치 대비 2000만달러(약 301억원) 증가했고 투자대비수익(ROI)은 100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연세대학교의료원은 현장 의료진이 직접 AI 앱을 개발하는 ‘시민 개발자’ 환경을 구축해 80여개 특화 앱을 임상 워크플로에 통합했다. 오는 4월 도입 예정인 ‘라운딩 코파일럿’을 통해 의사 1인당 하루 최대 1.8시간 진료 시간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깃허브 코파일럿을 수천명 개발자에게 배포해 소프트웨어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피지컬 AI 로봇 기업 리얼월드는 애저 기반으로 산업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로봇 조작 모델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한편 MS에 따르면 한국 누적 AI 도입률은 81.4%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국내 개발자 커뮤니티는 272만명을 돌파했다. MS는 지난해 인사혁신처·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SK하이닉스 등 30여개 파트너와 협력해 약 200만명에게 AI 교육을 지원했다. 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AI 역량 강화 이니셔티브 ‘마이크로소프트 엘리베이트(Microsoft Elevate)’를 한국에 공식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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