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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K 벤처 신화’ 끝나나… 과기원생 10명중 1명만 “창업 도전”

과거 네이버나 넥슨, 한글과컴퓨터 등을 세우면서 국내 벤처 붐 조성을 선두에서 이끌던 과학기술원 인재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탓에 창업보다 안정적인 취업을 선호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사라지다시피 한 신생...

‘K 벤처 신화’ 끝나나… 과기원생 10명중 1명만 “창업 도전”

■ 한경협 4대 과학기술원 설문

“실패자라는 사회 낙인 두려워”

학계·연구기관 진로 선택 39%

대기업 취업 25%·전문직 18%

“韓 창업환경 부적절” 60% 넘어

“제2 이병철·정주영 못 나올듯”

2001년생으로 과학기술원 출신인 A 씨는 기술에 대한 자신감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해 운영했지만, 3년을 버티다 휴업한 뒤 현재는 취업해 회사를 다니고 있다. 창업에 실패하면 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부담감과 더 늦어지면 취업조차도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창업 대신 취업을 선택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졸업생 B(2001년생) 씨도 “제가 만든 기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창업의 가치에 열망이 컸지만, ‘단 한 번의 실패가 곧 커리어의 낙오’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컸다”고 말했다.

국내 이공계 인재들이 모이는 4대 과학기술원 학생들 가운데 11% 정도만 창업에 도전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과거 네이버나 넥슨, 한글과컴퓨터 등을 세우면서 국내 벤처 붐 조성을 선두에서 이끌던 과학기술원 인재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탓에 창업보다 안정적인 취업을 선호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사라지다시피 한 신생 유니콘 기업 창출을 위해서라도 실패 후 재도전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가정신발전소가 실시한 ‘4대 과학기술원 대학(원)생 창업 실태 및 촉진 요인 조사’(302명 응답)에 따르면 창업을 진로로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10.9%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4대 과기원생들이 가장 많이 희망하는 진로는 ‘학계·연구기관’(39.4%)이었고, ‘대기업 취업’(25.5%), ‘전문직’(18.9%)이 뒤를 이었다. 또 창업을 시도한 적이 있으며, 앞으로도 고려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6%에 불과했다. 이들이 창업을 주저하는 원인으로는 ‘실패에 대한 심리·경제적 리스크’(28.3%), ‘안정적인 취업 기회 포기 부담’(26.4%)등 순으로 꼽혔다. 창업 실패가 취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도 ‘부정적’(36.4%) 응답이, ‘긍정적’(23.2%) 응답을 크게 웃돌았다.

김민기 KAIST 교수는 “창업 실패 경험이 안정적 소득과 경력을 놓치는 위험 요소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내 창업 환경이 이공계 학생에게 적절한지 묻는 항목에는 60.6%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이나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과 같은 창업가가 한국에 나타날 확률에 대한 질문에도 ‘낮음’(46.1%)이 ‘보통’(28.8%)과 ‘높음’(25.1%) 응답보다 많았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기업가정신발전소장은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이 자산이 되어 재도전으로 이어지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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