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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K-VIBE] 전태수의 '웹 3.0' 이야기… 방시혁 사태로 본 K-IPO 문제점-②

그리고 그 구조 안에서 웹 3.0의 정신은 이상이 아니라 설계의 원칙이 돼야 한다. 전태수 웹 3.0·블록체인 전문가 ▲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 한국인터넷미디어윤리위원회 이사장 ▲ 세계스타트업포럼 대표

[K-VIBE] 전태수의 '웹 3.0' 이야기… 방시혁 사태로 본 K-IPO 문제점-②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합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연합뉴스 자료 사진]

STO 시장, 같은 구조적 리스크의 증폭

지난 칼럼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최근 사건을 보며 우리나라 기업공개(IPO) 시장의 고질적 문제를 짚어 봤다. 문제는 한국이 이제 기존 IPO 시장을 넘어 더 복잡한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본격화될 STO, 즉 토큰증권 시장은 전통 자본시장과 디지털 자산 시장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다. 부동산, 미술품, 콘텐츠 등 실물 자산을 디지털 형태로 분할해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확대의 잠재력이 크지만, 동시에 구조적 리스크도 내포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초기 시장의 불안정성이다. STO는 참여자 기반이 제한적이고, 거래 구조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한다. 이 상황에서 단기 매매가 집중될 경우 가격 왜곡은 불가피하다. 이는 기존 IPO 시장에서 나타났던 문제들이 더 빠르고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을 의미한다. 기술은 진화했지만, 시장 구조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IPO 시장의 문제를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STO 시장까지 포함한 통합적 재설계를 고민해야 한다. 그 핵심은 '신뢰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다. 이 지점에서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는 중요한 해법으로 떠오른다. 그저 공모주 시장에 적용하는 것만이 아닌, STO 시장과 웹 3.0 생태계에 맞게 확장하고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코너스톤 투자자는 기존보다 더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초기 가격 형성의 기준이 되는 동시에, 일정 물량을 장기 보유하며 유동성을 안정시켜야 한다. 또한, 시장 참여자에게 신뢰 신호를 제공해야 한다. 더 나아가 스마트 콘트랙트를 통한 투명한 보호예수 이행, 온체인 의사결정 참여, DAO(탈중앙화자율조직) 거버넌스와의 연동 기능을 수행하는 '디지털 코너스톤'(Digital Cornerstone) 개념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는 투자 참여 차원이 아니라 '시장 설계 기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구조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중심 주체가 필요하다. 시장은 자연스럽게 안정되지 않는다. 이를 설계하고 유지하는 기관이 존재해야 한다.

필자는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후보로 IBK투자증권과 산업은행을 주목하고 있다. IBK는 과거 한국 영화, 드라마,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산업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경험이 있다. 당시 역시 시장은 불확실했고, 투자 구조는 미완성이었지만, 선제적 투자와 구조 설계를 통해 산업을 성장 궤도에 올려놓았다.

산업은행 또한 국가 전략 산업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구조에 참여할 수 있는 핵심 축이다. 두 기관이 협력해 STO 시장에서 코너스톤 투자자로 참여할 경우, 자금 공급의 의미 이상으로 시장의 기준 가격과 신뢰를 동시에 설계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웹 3.0의 맥락에서 이 두 기관의 역할은 더 넓게 재해석될 수 있다. 국책금융기관이 민간 플랫폼의 독점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공공 프로토콜 레이어'(public protocol layer)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이는 웹3.0이 추구하는 '공공재(public goods)로서의 인프라' 개념과 정확히 부합한다.

디지털 코너스톤 투자 구조의 제도화

더 나아가 필요한 것은 '디지털 코너스톤 투자 구조'의 제도화다. 국책금융기관을 기반으로 하되 앞서 필자가 후보군으로 바라보고 있는 IBK투자증권 같은 기관이 중심이 돼 STO와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전반에 장기 투자자로 참여하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구조는 세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첫째, 초기 시장 안정 기능을 들 수 있다. 코너스톤 투자자로서 가격의 닻을 형성하고 단기 투기 자금의 교란을 방지한다.

둘째, 유동성 공급 기능을 할 수 있다. 거래 참여자가 부족한 초기 STO 시장에서 거래 가능성을 보증한다.

셋째, 웹 3.0 거버넌스 연동 기능을 들 수 있다. 온체인 보호예수 이행, DAO 의사결정 참여, 스마트 콘트랙트 기반 분배 구조를 통해 탈중앙화 생태계와 기관 투자를 연결한다.

이 구조가 정착될 경우 우리나라는 디지털 자산 시장에 참가하는 수준을 넘어, 시장의 규칙과 질서를 설계하는 위치로 올라설 수 있다. 세계 시장에서도 유사한 시도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 디지털 코너스톤 투자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다. 디지털 자산과 전통 금융을 동시에 이해하고, 블록체인 기술과 자본시장 구조를 연결할 수 있는 인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제도를 설계하는 것보다 이를 실제로 작동시키기가 더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웹 3.0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더 복합적이다. 기술, 경제학, 법, 커뮤니티 설계를 동시에 이해하는 융합형 웹 3.0 빌더(Web3.0 Builder)가 필요하다. 코너스톤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은 전통 금융의 언어와 탈중앙화 프로토콜의 언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기관 내부의 역량 강화와 함께 외부 전문가 영입, 융합형 인재 육성이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방시혁 사태는 하나의 사건이지만, 그 의미는 구조적이다. 지금의 IPO 시장을 그대로 둔 채 STO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은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

웹 3.0은 기존 금융의 불신을 코드와 탈중앙화로 대체하려 했다. 그러나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기 전까지, 그 이상을 현실로 연결하는 것은 결국 제도 설계자의 몫이다. 코너스톤 투자자는 웹 2.0 금융과 웹 3.0 생태계 사이의 가장 현실적인 가교다.

IPO와 STO는 별개의 시장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선 위에 있다. 지금의 선택과 설계가 향후 10년, 20년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이제는 '얼마를 투자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구조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그 구조 안에서 웹 3.0의 정신은 이상이 아니라 설계의 원칙이 돼야 한다.

전태수 웹 3.0·블록체인 전문가

▲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 한국인터넷미디어윤리위원회 이사장 ▲ 세계스타트업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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