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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와 이웃 아픔 한데 모으고 공공의료 정책 제안까지

경남도민이 의료를 이용하면서 겪은 어려운 점을 털어놓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숙의 자리가 열렸다.

나와 이웃 아픔 한데 모으고 공공의료 정책 제안까지

경남 필수·공공의료 주민토론회

동·중부권 31일 열려

41명 머리 맞대 의료 경험 공 정책 17개 제안

의료인력 확보·병원 간 협력도 강조

경상남도 지역·필수·공공의료 주민 토론회가 3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신대학교에서 열렸다./김구연 기자

경남도민이 의료를 이용하면서 겪은 어려운 점을 털어놓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숙의 자리가 열렸다.

경남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은 지난달 3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창신대학교 5호관 1층에서 ‘경상남도 지역 필수·공공의료 주민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중·동부권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서부권 토론회는 11월 7일 진주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1층 교수회의실에서 열린다.

이 토론회는 주민이 의료를 이용한 경험 나누고, 의료공백과 지역의료 이용에 필요한 조건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경남의 공공보건의료 함께 알아가다

3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에 있는 창신대학교 5호관 1층에서 열린 ‘경상남도 지역 필수·공공의료 주민토론회’에서 오전 공통학습 시간에 김영수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주민의 건강 문제는 어떻게 정책이 되는가’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주성희 기자

3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공통 학습시간을 다. 현재 경상남도의 의료 환경과 의료 체계 등을 함께 알아봤다.

박혜미 경상남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 지역보건팀장은 경남 지역별 인구 구성과 의료 현황, 응급의료기관 역할을 설명했다. 박 팀장은 지역마다 의료 이용 범위와 여건이 상이한 점을 발표했다.

이어 김찬기 공공의료팀장은 의료 제공 필수 여건을 설명하고 주민 경험을 드러내 정부와 의료기관에 개선과 책임을 요구해야 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영수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주민의 건강 문제는 어떻게 정책이 되는가’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연계, 협력으로 의료공백을 메운 사례를 전했다.

아팠던 경험 말하고 해결책까지 제시

경상남도 지역·필수·공공의료 주민 토론회가 3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신대학교에서 열렸다./김구연 기자

오후에는 약 3시간 30분동안 숙의 토론이 진행됐다. 3가지 세부 주제를 40분 씩 다뤘다. 마지막 시간에 의료 정책을 제안하고, 이를 모든 구성원과 공유하는 시간으로 마무리 했다.

숙의 토론은 퍼실리테이션(모둠진행) 방식이었다. 7~8명이 한 모둠을 이뤄서 자기 경험을 말하고, 같은 모둠원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민 의견이 정책 제안까지 이어지도록 논의했다. 마산YMCA 연구모임 ‘Y-퍼’가 퍼실리테이션을 맡았다.

토론 첫 시간에는 자기 소개 후 아파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을 때 반복적으로 겪었던 어려움을 털어놨다.

6조에 모인 주민들은 지역 간 격차가 큰 점을 많이 언급했다. 일반적 진료부터 응급·야간 진료까지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진료받아야 했다. 또 응급진료를 받으려 대기했을 때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있으나 마나 한 예약제를 이용했던 경험, 인력이 부족한 의료 현장, 이윤을 높이려 본질을 놓치는 의료 현실 등을 짚었다.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경험을 묶어놓고, 무엇이 필요한지 논의했다. 먼저 지역을 한정짓지 않는 응급의료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지역별 보건소 역할 확대, 지역맞춤형 기관 신설, 읍면동에서 야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있어야 한다는 등 해결 방안이 나왔다. 응급실별 현황을 알려주는 애플케이션을 개발·보급해 체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첫 번째 시간에 나온 의견을 기초 자료로 삼아 두 번째 토론이 시작됐다. 다른 지역에서 의료를 이용할 때 필요한 조건과 고려해야 할 점을 도출해냈다. 6조에서는 병원 간 협력체계가 마련돼 불필요한 검사와 진료 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의료 서비스 수준·질을 높여야 하며, 다른 병원·과와 연계하는 환자 중심 예약제도가 필요성을 제기했다. 응급의료에서 이송, 정보제공, 현황 안내 등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3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에 있는 창신대학교 5호관 1층에서 열린 ‘경상남도 지역 필수·공공의료 주민토론회’에서 한 참여자가 공감하는 의료 경험에 스티커를 붙여 의견을 표하고 있다. /주성희 기자

마지막 시간에는 종합된 의견을 정책으로 제안하는 시간을 보냈다. 의료 수준과 질을 높이는 정책으로 중증질환, 시술, 수술 등을 진단하고 치료 방법을 선택할 때 의사 2인 이상이 협의하고 이후 보호자와 결정하는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응급 환자가 있으면 이송·진료를 위한 전문적인 응급 의료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다른 병원으로 이동 시 환자 진료 내역 및 자료 공유 체계 구축, 의료 시설이 부족한 지역은 지역보건의료기관 역할을 확대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정책 제안을 마치고 6조를 비롯한 1~5조에서는 도출된 정책 17가지를 발표했다. 이를 경청한 토론 참여자들은 경남에 적합한 의료 정책안에 5표 씩 투표를 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정책안은 ‘읍면동 내 야간·응급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마련하고 야간·주말·공휴일에도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 구축’으로 33표를 얻었다. 30표를 얻은 정책안은 ‘역량 높은 의료진 확보와 타지역 전문의료인력 영입, 기존 의료진 전문성을 높이는 역량 강화 체계 구축’이었다. 세 번째로 많은 표를 받은 정책안은 ‘타 병원 또는 상급 의료기관 이용 시 환자 동의 하에 진료기록과 검사자료를 공유해 중복검사를 줄이고 진료 연속성을 확보하는 체계 구축’으로 26표를 받았다.

이날 숙의 토론에서 도출된 경험들과 정책 제안, 사전·사후 설문조사 등 자료들은 경남도로 전달된다. 경남도 보건의료국 측은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해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이들 모여 “나만 겪은 일 아니었네” 연대감 형성

경상남도 지역·필수·공공의료 주민 토론회가 3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신대학교에서 열렸다./김구연 기자

6조에서 숙의를 참여한 김현옥(창원시 진해구·52) 씨는 “토론 참여 전에는 정책으로 연결될 지 큰 기대는 없었다”면서 “다만 의료 경험을 주민들과 나눠보니 나만 겪은 일이 아니라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들도 경험했다는 사실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위로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역 주민 의견이 전문성은 없고 엉성할 지 몰라도 주민이 겪은 불편한 내용을 개선해 제도화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토론회에서 논의한 내용이 경남도에서 잘 진행되는지 관심있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러한 숙의 자리가 시군별로 이뤄져 지역맞춤형 의료 정책이 발굴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백근 경상남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 단장은 “보건의료 문제는 공동체가 함께 잘 살기 위한 문제이기에 공동체가 행복하게 살기 위한 과정을 고민하는 게 그 시작이 된다”라면서 “공동 문제라면 공동이 요구하고, 활동으로 협력·연대·연계할 수 있다고 본다. 경남도와 주민·단체가 같이 활동할 수 있어야 하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주민이 그 주체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3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에 있는 창신대학교 5호관 1층에서 열린 ‘경상남도 지역 필수·공공의료 주민토론회’에서 5조 구성원들이 의료 정책 제안을 두고 토론하고 있는 모습. /주성희 기자

이번 토론회에 참여한 도민은 총 81명이다.

31일에 열린 토론회 참여자는 41명이다. 지역으로 보면 창원시가 30명(73.2%)으로 가장 많았다. 김해시는 7명(17.1%), 함안군·거제시·밀양시·양산시는 각 1명 씩(2.4%) 나섰다.

나이대로 보면 20대가 4명(9.8%), 30대가 4명(9.8%), 40대가 8명(19.5%), 50대가 12명(29.3%), 60대는 8명(19.5%), 70대는 5명(12.2%)이 참여했다. 여성이 28명, 남성이 13명(33.9%)이었다.

의료이용 경험은 중복응답 기준 총 62건이었다. 만성질환이 22건, 응급은 10건, 기타가 9건, 이동돌봄·중증질환은 각 6건, 재활은 5건, 분만이 3건, 소아진료는 1건이었다.

다음 달 7일 경상국립대학교에서 열리는 서부지역 토론회 참여자는 40명이다. 지역별로 진주시가 29명(72.5%)이 참여해 가장 많다. 하동군·합천군·남해군이 각 3명(7.5%) 참여한다. 사천시·거창군은 각 1명(2.5%) 씩이다.

나이대 별로 20대가 4명(10%), 40대가 13명(32.5%), 50대는 18명(45.0%), 60대가 4명(10%), 70대는 1명(2.5%)이 참여했다. 30대는 없다. 남성이 21명, 여성이 19명이었다.

의료이용 경험은 중복응답 기준 총 79건이다. 만성질환이 17건, 중증질환은 15건, 기타는 10건이었다. 또 응급·소아진료는 각 9건, 재활·이동돌봄은 각 7건, 분만은 5건으로 나타났다.

경상남도 지역·필수·공공의료 주민 토론회가 3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신대학교에서 열렸다. 조정림 마산YMCA 정책기획국장이 숙의 토론 방식을 설명하고 진행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주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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