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한림원 보고서 지적
울산대 의대와 울산대병원
지역·공공의료 역할 하지만
정책 참여기회·논의서 배제
지역의료 주체 재정립 필요
자료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사립의과대학과 사립대병원이 실질적 지역·공공의료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공공의료 정책과 사업이 여전히 국립대·국립대병원 중심으로 설계돼 사립대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울산대학교 의과대학도 지역 자체를 교육 자원으로 활용하는 등 의학교육을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있어, 이를 공공·필수의료와 의료인력 양성까지 연결할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27일 본보가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 ‘사립의과대학 필수의료 및 공공의료 개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지방 의료자원 부족 문제 해결에 있어 정책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국공립 중심의 공공의료 전략을 보완해 사립의대와 사립대병원이 보유한 인적·교육적·임상적 자원을 공공적 목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립의대와 부속병원들은 감염병 관리와 공공의료 지원, 금연, 호스피스, 장애인 진료, 응급·외상·암·정신응급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지자체와 연계한 공공보건의료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국립대병원에 사업이 집중되고, 사립의대가 공공의료 기능을 수행할 역량을 갖추고도 정책 참여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관련 논의에서 배제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대의대는 예과 1학년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지역 문제를 정해 조사 설계부터 자료 수집과 분석, 결과 발표까지 수행하는 ‘지역사회 건강조사원’ 실습을 운영했다. 일부 학생들은 공중화장실 환경이 손 씻기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조사하는 등 지역 현장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우수 학생들의 연구가 학술지 투고로 이어지는 성과도 나타났다. 이는 초기 의학교육 단계에서도 지역사회 기반 연구와 공공의료 주제로 교육을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됐다.
문제는 이를 일회성 실습이 아닌 정규 교육과정으로 안착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예과와 본과를 잇는 교육 구조를 구축하고, 공공·필수의료 교육을 단계적으로 심화해 지역사회 기반 교육을 전체 의학교육 과정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의료 사업과 학생 교육이 따로 운영되는 구조가 개선 대상으로 꼽혔다. 센터·지원단 등의 공공의료 사업이 학생 교육이나 임상 실습과 충분히 연계되지 못하면서 이른바 ‘사업은 사업대로, 교육은 교육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해소하려면 교육을 지역 공공의료 사업과 지자체 연계, 의료인력 양성을 아우르는 큰 틀 안에서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울산대의대처럼 대형 상급종합병원과 연계된 의대의 특수성을 감안한 역할 분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성균관대·울산대·서울대 등 이른바 ‘빅5’ 연계 의대가 첨단진료와 의료산업 등에서 독특한 위상을 갖는 만큼, 지역 거점 의대와 동일한 역할을 일률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학별 특성과 지역 여건에 따라 역할을 나누고,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대학에는 정책 참여 기회도 균형 있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대 교육 이후에도 지역의료 연결을 이어가는 방안도 제시됐다.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 일정 기간 지역 거점병원이나 의료취약지에서 순환 근무하도록 하고, 전문의 취득 이후에도 원격협진과 화상 상담, 정기 순환진료 등을 통해 취약지역을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립의대 역할을 지역 공공의료 사업 수행과 지자체 연계, 의사 인력 양성, 교육·실습을 포괄하는 지역의료 주체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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