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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설악산과 동해에서 길어 올린 자연의 생명력

파주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다음 달 29일까지 10기 입주작가 박미례의 개인전 ‘해산첩(海山帖)’을 개최한다.

박미례, 해산첩, 2026.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제공>

파주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다음 달 29일까지 10기 입주작가 박미례의 개인전 ‘해산첩(海山帖)’을 개최한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레지던시 입주 기간 종료 이후에도 개인전 지원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한지석, 김건일, 제이미 리, 임승천, 범진용, 이명진에 이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예술가에게는 지속적인 창작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민에게 동시대 회화의 깊이 있는 예술 향유 기회를 선사하고자 마련됐다.

박미례는 과거 작업에서 맹수의 살갗이나 접시꽃의 혈색 등 개체에 응축된 생명력을 포착해왔다. 이와 달리 이번 전시에서는 무기물의 끊임없는 움직임에 주목한다.

작가는 최근 작업 거점을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으로 옮긴 뒤, 설악산의 웅장한 산맥과 동해의 바다를 일상 속에서 매일 마주해 왔다. 이전의 작업에서 자연이 관찰하고 해석해야 할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매일의 시선과 호흡 속에서 마주하는 삶의 환경이 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풍경의 외형 대신 바람·물결·공기의 진동처럼 순환하는 자연의 에너지와 생명의 호흡을 신체 감각으로 체득해 화폭에 담아냈다. 생명의 징후를 암석과 광물, 물과 대기의 운동으로 이동시키며 존재의 층위를 지화학적(地化學的) 차원으로 확장한다.

박미례 개인전 ‘해산첩(海山帖)’ 전경.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제공>

조선 후기 ‘해산도첩’이 지녔던 자연을 대면하고 기록하는 태도를 동시대 회화 언어로 계승하며, 전통 진경산수의 사유 위에 역동적인 붓질로 장소의 경험을 펼쳐 보인다. 신작을 포함한 회화 작품 60여 점이 소개되며, 박미례 작가의 작업 세계를 폭넓게 조망할 수 있다.

전시 기간 중에는 도슨트 투어를 비롯한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화이트블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관계자는 “동물과 식물, 꽃과 산, 바다와 자연, 그리고 태고의 서사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온 박미례의 작업은 감각적 포착과 정서적 몰입에 가깝다”며 “보이는 세계와 인식 너머의 세계가 교차하는 새로운 감각의 장을 관객에게 선사한다”고 말했다.

정경아 기자 jka@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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