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회장 취임 후 첫 주총...권오갑 명예회장 사내이사 물러나
HD한국조선해양, 최대 20억 달러 규모 외화 교환사채 발행 결정
31일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제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총회 의장인 권오갑 명예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HD현대 제공, 연합뉴스)
[딜라이트닷넷=박지선 기자] HD현대가 세대교체를 마무리하고 정기선 회장 중심의 경영 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그룹은 향후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비해 ‘디지털 전환(DX)’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사업 전반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31일 HD현대는 경기 판교 글로벌 R&D센터에서 제9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구성을 재편했다. 권오갑 명예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고 조영철 부회장이 신규 선임되면서, 조 부회장은 정기선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를 맡게 됐다. 가삼현 전 부회장 등 기존 경영진도 잇따라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그룹은 정 회장 중심의 단일 리더십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권 명예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회사가 긴 불황을 지나 다시 도약하는 과정에 함께할 수 있어 큰 보람이었다”며 “HD현대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 조선 협력과 관련해서는 “미국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현실적인 진출 모델을 구축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가 강조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디지털 전환’이다. 이는 단순한 정보기술 도입을 넘어 설계·생산·운영 전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통합하는 구조적 혁신을 의미한다. 회사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자율운항 기술 등에서 이미 투자를 이어오며 관련 역량을 축적해 왔다.
정기선 회장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일관되게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CES 2024 기조연설에서는 건설기계 산업의 미래를 디지털 혁신으로 규정하며, 첨단 기술이 산업의 근본적인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다보스포럼 등 주요 국제 행사에서도 같은 메시지를 반복하며 그룹의 중장기 방향성을 제시해왔다.
이 같은 전략은 계열사 구조 재편과도 맞물린다. HD현대는 그룹 내 AI 및 디지털 사업을 HD한국조선해양 중심으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회사는 이번 주총에서 디지털 엔지니어링 및 매뉴팩처링 플랫폼 개발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했다. 관련 실행은 김형관 사장이 주도할 예정이다.
한편 HD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이사회에서 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외화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확보된 자금은 친환경 선박 사업 확대, 해외 생산설비 확충,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등에 투입될 계획이다.
HD현대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과 투자 확대를 통해 디지털 기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초격차’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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