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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HBM만이 아니다"···에이전틱 AI가 바꾼 메모리 판, 삼성전자 재평가...

빅테크 기업들은 수년 단위 장기 공급계약(LTA)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과거처럼 가격 급등락에 흔들리던...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공급망 부담과 부품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를 잇따라...

"HBM만이 아니다"···에이전틱 AI가 바꾼 메모리 판, 삼성전자 재평가...

에이전틱 AI 확산에 메모리 수요 급증

빅테크 AI 투자 확대···“공급 부족 장기화”

삼성전자, 노조 리스크 완화 후 정상화 기대

빅테크, 수백조원 AI 인프라 투자 확대···D램·낸드까지 장기계약 확산

"반도체 사이클 끝났" 분석도···메모리 업황 구조적 장기 호황 진입 기대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비즈 = 최준 기자 | 추론형 AI와 에이전틱 AI 확산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을 바꾸고 있다. AI 서비스가 ‘학습’ 중심에서 ‘24시간 추론’ 체제로 전환되면서 D램·낸드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빅테크 기업들은 수년 단위 장기 공급계약(LTA)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과거처럼 가격 급등락에 흔들리던 메모리 산업이 장기 공급 중심 구조로 재편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산업의 무게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웹 검색과 코드 실행, 외부 API 호출 등을 반복 수행하는 에이전틱 AI가 본격 확산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과거 대비 훨씬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성장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AI 서비스는 단순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추론형 AI는 학습 이후에도 상시적으로 연산이 발생하는 구조여서 컴퓨팅 자원과 메모리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특히 AI 추론 과정에서는 데이터 저장과 호출이 반복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까지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컨텍스트 길이가 길어질수록 KV 캐시 용량이 급증하면서 AI 서버 1대당 메모리 탑재량은 기존 범용 서버 대비 4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AI 인프라 투자 경쟁도 갈수록 격화되는 분위기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공급망 부담과 부품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를 잇따라 확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 공급 부족보다 AI 수요의 구조적 확대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실제 아마존은 올해 투자 대부분을 AWS와 생성형 AI 인프라 확대에 투입하겠다고 밝히며 약 2000억달러 규모의 연간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자체 AI 칩 ‘트레이니엄’ 관련 매출 약정도 2250억달러 이상 확보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구글 역시 연간 자본적지출(CapEx) 가이던스를 기존 1800억달러 수준에서 18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회사 측은 현재 공급 부족으로 클라우드 수요를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 투자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메타는 올해 CapEx 전망치를 기존 1250억달러에서 1350억달러로 높였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9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메모리 등 부품 가격 상승분만 약 250억달러 수준에 달한다고 설명하며 공급 부족 현상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AI 투자 확대가 단순한 단기 사이클이 아니라 메모리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장기공급계약(LTA) 확대다.

과거 메모리 업계의 장기계약은 통상 1년 단위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3~5년 이상 계약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계약 구조 역시 단순 물량 확보를 넘어 선급금 지급과 재무 보증, 생산라인 투자 지원 등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실제 낸드플래시 업체 샌디스크는 최근 총 5건의 장기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계약만으로 최소 420억달러 규모 수주잔고를 확보했고, 이 가운데 110억달러 이상에는 재무 보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향후 전체 공급 물량의 절반 수준까지 장기계약 비중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체들도 이미 장기계약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씨게이트는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과 엑사바이트 단위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2027년 말까지 대부분 물량이 예약된 상태라고 밝혔고, 웨스턴디지털 역시 계약 기간이 2028~2029년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변동성을 완화시키고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과거 메모리 산업이 공급 과잉과 가격 급락에 반복적으로 흔들렸다면, AI 시대에는 장기 수요 기반 계약 구조가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노조 리스크와 HBM 경쟁력 우려 등으로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왔지만, AI 중심 메모리 사이클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중장기 실적 개선 기대도 다시 커지고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장기공급계약 확대와 공급 안정화 흐름이 이어질 경우 메모리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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