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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U '원전 회귀' 공식화...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전격 결정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AI 산업과 디지털 인프라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원전 확대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이미 계획한 6기의 신규 EPR2 원자로 외에 추가로 8기를 더 건설하는...

EU '원전 회귀' 공식화...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전격 결정

EU 집행위 "과거 원전 경시는 전략적 실수" 정책 전환 선언

중동 전쟁 이후 화석 연료 가격 불안정성이 결정적 배경

"소형 모듈원자로를 2030년초까지 배치" 구체적 전략도

마크롱 "AI 등 전력 수요급증으로 추가 원전 건설 검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AP, 뉴시스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2회 원자력 에너지 서밋에서 유럽 리더들은 원자력을 에너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규정했다.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즈 등 주요 외신들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이번 정책 전환의 가장 큰 배경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화석 연료 가격의 극심한 불안정성이라고 설명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0일의 서밋 개막 연설에서 과거 유럽이 원자력을 경시했던 정책적 흐름을 '전략적 실수'라고 공식 시인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은 원유나 가스 생산국이 아니며, 외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매우 취약한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의 중동 위기는 유럽이 수입 에너지에 의존할 때 겪는 안보적 위험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원자력 서밋은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유럽의 실용주의적 에너지 정책 전환을 상징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U는 앞으로 에너지 주권 확보를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를 2030년대 초까지 실전 배치하겠다는 구체적인 전략을 공식화했다. 이같은 전략의 핵심은 이번 서밋에서 발표된 2억 유로(약 2900억 원) 규모의 민간 투자 보증 프로그램을 통해 혁신 원전 기술의 금융 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또한 국가별로 상이한 원전 인허가 절차를 EU 차원에서 통합 및 간소화하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 계획이 이번 서밋의 주요 성과로 포함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원자력이 저렴하고 경쟁력 있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동시에 국가의 전략적 독립을 보장한다"고 역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AI 산업과 디지털 인프라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원전 확대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이미 계획한 6기의 신규 EPR2 원자로 외에 추가로 8기를 더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에너지 자립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서밋 현장에서는 벨기에, 이탈리아, 중국, 브라질 등 4개국이 '2050년까지 원자력 용량 3배 확대' 선언에 추가로 동참하며 국제적 공감대를 넓혔다. 이번 서밋에는 세계 38개국 정상급 인사와 국제 금융기관, 산업계 리더들이 모여 원전 건설을 위한 실질적인 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외신들은 "이번 발표가 유럽 내에서 원자력을 재생에너지와 동등한 전략적 넷 제로(Net Zero) 기술'로 대우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넷 제로란 온실가스 배출과 흡수가 균형을 이뤄 순배출량이 '0(제로)'이 된 상태로 지구온난화를 멈추기위한 최종목표이다.

외신들은 "화석 연료 가격 폭등으로 가계와 기업의 경제적 부담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리더들이 실용적인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또 원전 산업이 단순한 에너지 공급원을 넘어 차세대 고부가가치 수출 산업 및 기술 패권의 상징으로 재조명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원자력이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는 필수 파트너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다만 환경 단체들은 방사성 폐기물 처리의 근본적 해결책 미비와 천문학적인 초기 건설 비용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에너지 안보 위협이 지속되는 한 유럽의 원전 회귀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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